터지고, 끼이고, 떨어지고..."정유·석유화학 산재 사망 줄여라"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1.09.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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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 /사진=뉴스1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 /사진=뉴스1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이 정유·석유화학산업 CEO(최고경영자)들을 만나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사고예방 활동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고용노동부는 박화진 차관이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10개 정유·석유화학사 등과 함께 안전보건리더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박 차관과 박두용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외에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K지오센트릭,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한화토탈, DL케미칼 등의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화학산업은 화학물질 취급에 의한 화재폭발·누출사고와 더불어 끼임·추락·충돌 등 재래형 사망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업종으로, 지난 5년간 147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사고 147건 중 78건(53%)이 화학설비·기계 등을 운전, 개·보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화재·폭발·누출사고는 27건(18%), 설비·기계 운영 중 끼임사고는 50건(34%), 추락사고가 26건(18%) 발생했다.

고용부가 사망사고의 세부 원인을 분석한 결과 끼임 방지 덮개 및 추락방지 난간 미설치 등 기본적인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98건(67%)을 차지했다. 작업계획을 수립하지 않거나 작업 방법이 불량해서 발생한 사고가 총 87건(59%)이었다.

이 때문에 화학산업에서는 화학사고 뿐만 아니라 끼임, 추락 등 재래형 사망사고 위험요인을 파악해 개선하고 작업계획을 수립, 이행하기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설비·기계의 개보수, 점검 등과 같은 비일상적인 작업시에는 반드시 원·하청 간의 위험정보 공유 및 작업 중 소통이 중요하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원장을 지낸 권혁면 연세대 교수는 "안전은 안전부서만의 책임으로 인식하는 기존 패러다임으로는 사고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최고 경영자의 확고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모든 근로자가 안전 활동에 참여하는 안전관리체계를 구축·운영해야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유·석유화학사도 안전 조직·인력·예산을 확충하고 정밀진단 등을 통해 위험요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개선하는 등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안전환경 전담인력 122명을 보강하고 국내·외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해 위험요인을 발굴하기 위해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박화진 차관은 "화학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위험 기계 및 화학물질을 활용하며 설비·기계 등의 개보수가 빈번하게 이뤄져 산재 발생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앞서 기업이 스스로 위험요인을 확인, 제거, 개선할 수 있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할 수 있도록 안전 조직과 예산의 대폭적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영진은 안전경영 방침이 현장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며 노동자도 안전수칙을 잘 지켜 안전한 사업장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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