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코리아에서 방송되며 화제를 낳은 '인턴기자' 코너. /사진= SNL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화려하게 부활한 SNL의 인기 이면에는 미디어 생태계에 갓 편입된 OTT 딜레마도 보인다. '자유로움'이 장점인 플랫폼인데도 선정성 논란이 발목을 잡아서다. 시장 흐름과 동떨어진 규제·정책으로 SNL을 쿠팡플레이 독점 콘텐츠라 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는다.
SNL 코리아에 출연하며 '인턴 기자'로 화제를 낳은 배우 주현영.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이미 카카오TV '체인지데이즈'와 티빙 '환승연애' 등이 선정적인 짝짓기 포맷을 상품화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 OTT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달라지고 표현의 자유도도 높아지긴 했지만 결국 방송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적정선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SNL, 쿠팡플레이 '독점' 맞나요?
SNL 코리아가 첫 공개된 지난 4일 QBS 방송에서 새벽 시간대 송출된 SNL 코리아 1회. /사진=QBS 홈페이지 편성표 캡처
이 시각 인기 뉴스
시청자가 거의 없는 중소 DMB 방송의 심야시간대 송출이라 큰 의미는 없지만, 쿠팡플레이에서만 공개돼야 할 프로그램이 다른 곳에서 먼저 방송된 것인데, 이는 방송 심의 규정이 낳은 결과다. 현재 OTT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들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등급심의를 받아야 공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온 고육책인 셈이다.
국내 OTT 플랫폼이 급증하고 제공되는 콘텐츠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영등위의 심의가 하루 이틀만에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 1~2주를 기다려야 하는데, 매주 제작을 하며 다루는 내용도 시의성 있는 콘텐츠가 많아 속도감이 필요한 SNL같은 프로그램에는 치명적이다. 반면 방송사를 통해 방영하는 프로그램은 사후 심의를 받으면 돼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에서 편법을 쓴 셈이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따라 정부도 규제 손질에 시동을 걸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OTT 사업자가 영등위를 거치지 않고 TV처럼 자율적 콘텐츠 등급분류 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다만 언제부터 OTT의 자율심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황혜정 티빙 콘텐츠 국장은 최근 MPA(영화협회) 코리아가 주최한 OTT 산업 관련 포럼에서 "현재 OTT 물량이 감당이 안되는 상황이고 자체등급분류를 통해 안전한 공급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영비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