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 주범 옛말···친환경 손잡은 포스코·현대제철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2021.09.1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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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각 92만톤 재활용, 소나무 3억그루 심는 효과"
포스코케미칼, 패각 재활용 생석회 생산기술 완료 단계

철강/AFPBBNews=뉴스1철강/AFPBBNews=뉴스1


'굴뚝산업'의 대표주자인 철강업계가 환경보호를 위해 합심했다. 업계 1·2위 포스코·현대제철이 굴·조개 껍데기(패각) 폐기물을 제철공정 부원료로 재탄생시켰다. 포스코케미칼도 패각 재활용 방안을 추진 중이라 패각 쓰임새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16일 포스코·현대제철은 양사와 패각 재활용 방안을 공동으로 연구한 전남 여수 소재 패각 가공업체 여수바이오가 지난 15일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해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알렸다. 이들 3개사는 패각이 소결공정에서 사용되는 석회석 성분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공동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승인을 받은 재활용환경성평가는 법규상 재활용 용도가 명시돼있지 않은 신규용도에 대해 환경·인체·건강 등에 영향을 끼치는 지 여부와 기술 적합성을 평가하는 제도다. 소결공정은 가루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적합한 소결광형태로 가공하는 단계다. 석회석은 소결광 형태를 구분하고 성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 왔는데 패각이 대체할 수 있게 됐다.



패각은 매년 30~35만톤 발생한다. 그동안 마땅한 활용처를 찾지 못해 어촌지역에 방치되기 일쑤였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경남·전남 지역에만 패각폐기물 92만톤이 수년째 방치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폐수·분진·악취 등을 유발하고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패각을 재활용하면서 지역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자원 절약, 경제성 확보 등도 가능해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철강업계 설명이다.

해양수산부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패각 폐기물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산업 경제성 향상과 연안환경 보호를 골자로 한 '5개년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제도·연구개발·인프라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케미칼도 패각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현재 포스코케미칼은 제강공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생석회를 공급 중이다. 제강공정은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강철을 제조하는데, 생석회의 원료로 석회석이 사용돼왔다. 석회석 대신 패각을 활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이 완료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해당 기술이 적용되면 포스코그룹의 ESG경영도 한층 강화될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현대제철은 버려진 패각 92만톤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41만톤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이는 소나무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유사한 효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양사는 패각 공급업체뿐 아니라 패각 산지의 지자체와도 긴밀히 협조해 폐자원 선순환을 통한 ESG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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