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세계7번째 성공…文대통령 "北도발에 확실한 억지력"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1.09.1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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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文대통령, 안창호함 함장과 통화 "SLBM 시험성공, 자주국방 역량 다져"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미사일전력 발사 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9.15.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미사일전력 발사 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9.15. *재판매 및 DB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15일 우리 군의 첫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잠수함 발사 시험을 참관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한국은 독자 개발한 SLBM으로 잠수함 발사 시험에 성공한 세계 7번째 국가가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에서 정부와 군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SLBM 잠수함 발사 시험을 참관했다. 군 안팎에선 문 대통령의 이날 참관이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북한이 이런 상황을 미리 알고 이날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SLBM은 우리 군이 독자 설계하고 건조한 최초의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탑재돼 수중에서 발사됐으며, 계획된 사거리를 비행해 목표 지점에 정확히 명중했다. 지난 8월 해군에 인도된 안창호함에는 콜드론치(cold launch) 방식 수직발사대가 6개 갖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SLBM 발사 성공 뒤 김형준 안창호함 함장(대령)과의 통화를 갖고 "오늘 탄착 지점의 기상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SLBM이 정상궤적을 유지해서 목표물을 정확히 맞추었다는 것이 아주 대단한 일"이라며 "승조원 모두에게 국민을 대표해서 노고를 치하하고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꼭 전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921년 도산 안창호 선생은 '우리가 믿고 바랄 바는 오직 우리의 힘 뿐'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SLBM을 비롯한 미사일전력 시험의 성공으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자주국방의 역량을 더욱 굳건하게 다지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미사일전력 발사 시험을  참관하던 중 잠수함 발사 비행시험에 성공한 도산 안창호함 함장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9.15/뉴스1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미사일전력 발사 시험을 참관하던 중 잠수함 발사 비행시험에 성공한 도산 안창호함 함장과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9.15/뉴스1
SLBM은 잠수함에서 은밀하게 운용되기 때문에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은 전력이다. 미국(트라이던트II), 러시아(불라바, 시네바), 중국(JL2), 영국(트라이던트II), 프랑스(M51), 인도(아그니3) 등 세계 6개국만 운용하고 있다. 북한까지 포함하면 7개국이다. 우리 군은 이번에 SLBM을 보유함으로써 전방위 위협으로부터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억제 전력을 확보하게 됐다.

ADD는 그간 수중환경을 모사한 수조시설 등을 활용해 지상과 수중 등에서 수차례의 시험을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단계적으로 SLBM 성능을 검증했다. 이번에 첫 잠수함 발사시험에 성공함에 따라 SLBM은 향후 추가적인 시험평가를 거친 후 전력화 계획에 따라 군에 배치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형 타우루스'로 불리는 장거리공대지미사일 항공기 분리시험도 참관했다. 국산 4.5세대 전투기인 KF-21 보라매에 탑재될 장거리공대지미사일은 해외에서 수입한 미사일을 대체할 수 있도록 보다 우수한 스텔스 성능과 긴 사거리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이번 성공을 통해 우리 군은 항공무장의 필수 기술인 공중발사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ADD는 올해 말까지 탐색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장거리공대지미사일이 향후 체계 개발까지 거쳐 KF-21에 탑재될 경우, 우리 군의 독자적인 전략작전 수행 능력 강화 함께 KF-21의 수출 경쟁력 강화라는 효과도 동시에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시험 종료 후 고위력 탄도미사일과 초음속 순항미사일 등 미사일전력 개발 결과와 함께 지난 7월29일 성공적으로 수행된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 연소시험 결과에 대해서도 보고받았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미사일전력 발사 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9.15.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미사일전력 발사 시험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9.15. *재판매 및 DB 금지
ADD는 압도적 대응 능력을 갖는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고위력 탄도미사일은 탄두 중량을 획기적으로 증대한 탄도탄으로, 군에 전력화가 되면 주요 표적을 압도적으로 신속 정밀 타격할 수 있다. 군은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대응 능력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곧 군에 배치될 예정인 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 성공에 대한 보고도 이뤄졌다.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초음속 엔진기술, 정밀제어기술, 초고온 내열소재 등 최첨단 항공기술이 집약된 무기체계로 해상전력에 대한 접근 거부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심전력이다. 기존의 아음속 순항미사일과 비교해 기술적 도약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7월29일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 연소시험 성공에 대한 보고도 있었다. 이번에 시험한 고체추진기관은 소형위성 또는 다수의 초소형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발사체의 추진 기관이다. 이번 성과로 우주발사체 기반기술 확보는 물론 국방 우주 전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40년간 지속되어 온 '미사일 지침'을 완전히 종료했고 우주발사체용 고체추진기관 연소시험 성공을 통해 국방 우주전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고체추진 발사체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한다면 '국방우주개발'을 넘어 '국가우주개발'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과학은 평화를 지키는 힘이고, 민생이며 경제"라면서 "정부는 국방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ADD 관계자의 노고를 치하했다.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을 방문해 미사일전력 발사 시험을 참관하기 위해 관람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9.15.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을 방문해 미사일전력 발사 시험을 참관하기 위해 관람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9.15. *재판매 및 DB 금지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우리의 미사일 전력 발사 시험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체적인 미사일전력 증강 계획에 따라 예정한 날짜에 이루어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미사일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여러 종류의 미사일전력 발사 시험의 성공을 통해 우리는 언제든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북한의 비대칭전력에 맞서 압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미사일전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해 나가는 등 강력한 방위력을 갖추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청와대에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유연상 경호처장,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박경미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군에서는 서욱 국방부장관,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장 등이 자리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우리 군의 전력체계 개발 현장을 자주 방문했다. 지난 2017년 6월 우리 군의 '킬체인' 핵심인 현무-2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지난해에는 비공개 현무-4 시험발사도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문 대통령이 참관을 강행한 것은 평화를 위해 강한 힘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접견한 뒤 시험장으로 이동했다. 이동 중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의 상황을 즉시 보고를 받고, 시험장으로 이동해 현장에서 추가 보고를 받았다. 청와대는 오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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