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임팩트·SK이노·LG화학…화학회사들이 M&A 전문가 찾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9.16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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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DB, 뉴스1/사진=머니투데이DB, 뉴스1


변신을 시도 중인 국내 화학기업들이 M&A(인수합병) 등 경험이 있는 투자 전문가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5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에서 사명을 변경한 한화임팩트는 최근 투자전략실을 만들고 관련 인력 충원에 나섰다.

지난 7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근무 이력이 있는 윤종희 연구원을 상무로 영입했는데 윤 상무는 투자전략실 소속으로 '인공지능(AI) 두뇌'로 여겨지는 신경망처리장치(Neural Processing Unit)를 둘러싼 투자 전반을 들여다 볼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임팩트는 사명 변경과 함께 사업영역을 투자부문, 사업부문으로 나눴다. 투자부문에서는 에너지, 수소, 모빌리티, 융합기술 등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들을 총망라했다. 사업영역을 화학 외 분야로 대폭 확장한 것이다.

한화임팩트는 이미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를 인수해 수소혼소기술을 확보했고 차세대 유전자 편집기술을 활용한 어그테크 기업 이나리애그리컬쳐에도 지분 투자중이다. 향후 투자의 폭을 더 넓혀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관련 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도 앞서 관련 인력을 임원급으로 충원해 눈길을 끌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초 오재창 전 현대자동차 전략투자팀장을 M&A 담당 부사장으로 신규선임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이후 대대적인 직급 개편에 나서 상무~부사장급 인원의 호칭을 모두 부사장으로 통일했다.

오 신임 부사장도 윤 상무와 마찬가지로 금융투자업계 몸담은 이력이 있다. 노무라 등에서 경력을 다졌고 2017년 현대차·기아에 합류해 당시 싱가포르 그랩(Grab), 인도 차량호출 기업 올라(Ola) 등 플랫폼 업체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올해 3월 조 케빈 전 스톤브릿지 캐피탈 파트너를 투자총괄 전무로 영입했다. JP모건, 블랙스톤 등 굵직한 글로벌 운용사를 거치며 다양한 자봉에 대한 투자 경험을 쌓은 재무 전문가다. LG화학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장에 초점을 맞춘 투자에 힘을 쏟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화학사들의 M&A 전문가 모시기는 최근 이들이 시도중인 업(業)의 변신과 관련이 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학회사가 대규모 자본을 들여 시설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기엔 이미 깔려 있는 공장들이 너무 많다"며 "5~10년 내 산업 트렌드가 확 바뀔 것이란 건 너무나 자명하고 화학회사도 이에 맞춰 변신하려면 M&A나 친환경 기술을 가진 기업들에 지분 투자를 통해 변신을 도모하는 것이 빠르고 현실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각종 합작사(JV)를 설립하거나 기업가치를 높임에 있어서도 M&A 경험이 있는 이들이 필요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JV 설립시 전체 투자 규모 혹은 비율 산정을 할 때 투자전문가 시각이 당연히 필요할 것"이라며 "유상증자를 할 때 기업가치를 어느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자금 조달을 더 많이 할 수 있을지 등의 문제를 고민할 때도 관련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지오센트릭 등은 차세대 친환경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MOU를 체결하거나 JV 설립에 나서는 중이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메이저 곡물 가공기업과 손잡고 현지에 바이오 플라스틱 합작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이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3대 신성장 동력을 집중 육성시킨다고 밝힌 전략 일환이다.

SK지오센트릭은 AI 기술을 활용해 재활용 폐기물 회수 로봇 '네프론' 개발 업체 수퍼빈에 55억원을 투자해 5% 지분을 확보 중이다. 배터리 사업을 육성한 SK이노베이션도 이미 완성차, 소재 업체들과 다양한 JV 계약을 맺어 나가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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