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냄새 풍기는 신세계푸드 천안공장 가보니…"믿고 먹을만 하네"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9.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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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 상태의 크로와상./사진제공=신세계푸드생지 상태의 크로와상./사진제공=신세계푸드


"와~ 입구부터 맛있는 빵 냄새가 나요. 오늘은 뭘 생산하시나요?" "최근 인기가 많아진 밀크앤허니 파베이크 식사빵 16결 데니쉬식빵을 만들고 있어요."

지난 10일 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한 신세계푸드 천안공장을 찾았다. 달달한 빵 냄새가 가득한 이곳에서 출시 4개월만에 판매량 410%가 급증한 파베이크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신세계푸드 천안공장./사진=구단비 기자신세계푸드 천안공장./사진=구단비 기자
달콤한 냄새와 달리 내부는 삼엄했다. 코로나19(COVID-19) 시대에 맞게 곳곳에는 감염 예방 안내 수칙이 적혀있다. 위생복, 모자, 마스크, 위생화를 착용한 후 공장 내부에 들어갔다. 정전기로 인해 위생복에 붙어있을 수 있는 먼지를 테이프클리너로 정리하고 영화 속 의사처럼 개수대에서 손을 세척한 후 손소독제까지 사용하면 공장 입장 준비 완료다.
지난 10일 신세계푸드 천안공장 직원이 오븐으로 밀크앤허니 파베이크 식사빵 16결 데니쉬식빵을 옮기고 있다./사진제공=신세계푸드지난 10일 신세계푸드 천안공장 직원이 오븐으로 밀크앤허니 파베이크 식사빵 16결 데니쉬식빵을 옮기고 있다./사진제공=신세계푸드
공장에 들어선 순간 거대한 오븐 속에 들어온 듯 빵 냄새에 압도됐다. 오븐 옆에 붙은 짤막한 문구도 눈에 띄었다. '완벽하지 않으면 폐기 후 다시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직원들은 '폐기 없는 완벽한' 빵을 만들기 위해 각자 재료 배합과 성형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층마다 빵 반죽, 케이크, 완제 빵 등을 나눠서 만드는데 가장 먼저 완제 빵을 만드는 2층을 방문했다. 2층에선 생지를 이용해 밀크앤허니, 노브랜드, 스타벅스 등에 납품되는 빵들이 생산된다. 곳곳에서 익숙하게 먹었던 제품들이 보였다.
24결 크로아상, 24결 미니 크로아상, 16결 데니쉬식빵 등 밀크앤허니 파베이크 식사빵 3종./사진제공=신세계푸드24결 크로아상, 24결 미니 크로아상, 16결 데니쉬식빵 등 밀크앤허니 파베이크 식사빵 3종./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난 1~8월 홈베이킹 제품 판매량은 257% 이상 늘었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기존 생지 제품과 달리 에어프라이어로 5~8분만 조리하면 집에서도 갓 구운 빵을 맛볼 수 있는 파베이크 제품이다. 신세계푸드는 밀크앤허니 빵 중 가장 인기있는 24결 크로아상, 24결 미니 크로아상, 16결 데니쉬식빵 등 3종을 파베이크 식사빵으로 출시했다.



파베이크 제품은 생지 제품이 2시간 내외의 해동 및 발효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보완했다. 빵 반죽을 초벌 단계로 구운 뒤 포장해 집에서 간편히 즐길 수 있다. 그만큼 만드는 방법은 까다롭다.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온도인 185도에서 85~90% 정도로 초벌로 구워내야 한다.

포장을 앞둔 신세계푸드 밀크앤허니 파베이크 16결 데니쉬식빵./사진제공=신세계푸드포장을 앞둔 신세계푸드 밀크앤허니 파베이크 16결 데니쉬식빵./사진제공=신세계푸드
소비자의 간편함을 위해선 공장에서 많은 정성이 들어갔다. 생지를 해동한 뒤 성형, 팬닝, 발효, 베이킹, 냉각, 포장까지 공장에서 모두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발효기, 오븐기 등의 기계의 힘을 빌리기도 하지만 이를 꺼내고 옮기는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많이 구워졌거나 덜 구워진 제품들은 판매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냉각이 끝난 제품을 완제품 상자에 넣기 전에 여러 직원이 붙어 검수한다. 수작업이 들어가 완성된 제품들이 마트 등 소매점에서 가정집으로 팔려가 '5분만에 갓 구운 빵'이 되는 파베이크 제품으로 탄생한다.


관계자는 "소비자분들이 생지 제품을 사면 해동하고 발효시키는 번거로운 일을 해야 하는데 파베이크 제품은 신세계푸드 공장에서 이를 대신 해내는 셈"이라며 "파베이크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약 6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신세계푸드 천안공장에서 생지 반죽이 만들어지고 있다. 얇고 납작해보이지만 버터가 겹겹이 쌓여 구웠을 때 풍성하게 부풀어 오른다./사진제공=신세계푸드지난 10일 신세계푸드 천안공장에서 생지 반죽이 만들어지고 있다. 얇고 납작해보이지만 버터가 겹겹이 쌓여 구웠을 때 풍성하게 부풀어 오른다./사진제공=신세계푸드
1층에선 최근 크로플 인기에 힘입어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냉동생지가 만들어진다. 냉동생지는 기존 기업간 거래 비중이 컸지만 소비자들의 구매량이 늘어나면서 전체 냉동생지 판매량의 60%를 차지할 정도의 각광받고 있다.

반죽 기계에서 꺼낸 커다란 빵 반죽이 컨테이너를 따라 이동했다. 기계가 빵 반죽을 얇게 펴고 그 안에 버터를 넣는다. 버터가 들어간 반죽이 다시 얇게 펴지고 접히는 과정이 반복되면 파베이크의 바삭한 24결 크로아상 등의 제품들의 원료가 된다. 물론 생지 자체로도 판매된다.

결이 살아있고 바삭한 빵을 만들기 위해선 버터가 반죽 안에서 녹지 않는 것이 생명이다. 더운 날씨엔 버터가 녹지 않도록 얼음을 첨가하기도 한다. 완성 직전의 반죽은 매우 얇아 '이게 부풀어진다고?'라는 의문이 들지만 결마다 켜켜이 들어간 버터가 굽는 과정에서 부풀어오르면서 우리가 평소 알고 있던 빵의 결을 구현해낸다. 많이 겹칠 수록 결이 풍성한 빵이 완성된다.

지난 10일 신세계푸드 천안공장 직원들이 밀크앤허니 파베이크 16결 데니쉬식빵을 포장하고 있다./사진제공=신세계푸드지난 10일 신세계푸드 천안공장 직원들이 밀크앤허니 파베이크 16결 데니쉬식빵을 포장하고 있다./사진제공=신세계푸드
공장에선 갑작스런 빵 호황기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생산되는 제품 중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것을 물으니 "의외로 케이크나 디저트류보다 빵 제품들이 손이 가장 많이 간다"는 답이 돌아왔다.

공장 관계자는 "제일 중요한 건 배합, 온도 등을 정확하게 맞추는 공정"이라며 "공장 온도를 매일 똑같이 맞춰도 비가 오는 날씨면 빵 반죽이 벌써 알아챌 정도로 예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매일 같은 방법의 메뉴얼에 따라 공정해야만 소비자 식탁 위에 올라갈 빵들이 최상의 맛을 구현할 수 있다"며 "물론 위생도 철처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밀크앤허니 24결 크로와상./사진제공=신세계푸드밀크앤허니 24결 크로와상./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9월 에어프라이어 전용 '밀크앤허니 바질치즈 치아바타 샌드위치'를 출시하면서 홈베이커리 제품들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베이글, 바게트, 발효생지, 파베이크 등 트렌드에 맞춘 신제품 확장도 앞두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과 외식물가 상승으로 집에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고 가성비가 높은 홈베이킹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며 "신세계푸드는 홈베이커리 시장 공략을 위해 향후 냉동생지 뿐 아니라 샌드위치, 간식류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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