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 10호포 숨은 사연 "불현듯 박병호 선배가 떠올라서..."

스타뉴스 신화섭 기자 2021.09.1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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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가운데)이 15일(한국시간) 토론토전 2회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넬슨 크루즈(오른쪽)와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중계 화면 캡처최지만(가운데)이 15일(한국시간) 토론토전 2회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넬슨 크루즈(오른쪽)와 주먹을 부딪히고 있다. /중계 화면 캡처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탬파베이 최지만(30)이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대포를 쏘아 올렸다. 그런데 이 홈런에는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최지만은 15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 원정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의 활약을 펼쳤다. 0-0이던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우완 선발 호세 베리오스(27)의 시속 93마일(약 150㎞) 포심 패스트볼에 우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8월 2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25일 만에 터진 시즌 10호 아치. 탬파베이가 2-0으로 이겨 최지만의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최지만은 4회에는 2루타도 추가했다.

앞서 최지만은 올 시즌 3번째 부상자명단(IL)에서 복귀한 이달 9일부터 전날까지 5경기에서 16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그는 이날 경기 후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그 동안 많이 답답했다"고 속내를 털어났다. 이어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슬럼프는 오기 마련이다. 두어 경기는 말아 먹을 수 있지만 그게 4경기, 5경기로 넘어가면 심적으로 부담이 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최지만이 넬슨 크루즈에게 받은 배트.  /사진=최지만 제공최지만이 넬슨 크루즈에게 받은 배트. /사진=최지만 제공
그러면서 이날 홈런의 뒷얘기를 전했다. 최지만은 "부상 복귀 후 하도 방망이가 안 맞아 시즌 때 잘 했던 경기의 영상을 돌려보며 탈출구를 모색했다"며 "그래도 안돼서 오늘은 경기 전 팀 동료 넬슨 크루즈(41)의 배트를 한 자루 얻었다. 과거 박병호(35·키움) 선배가 미국에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나한테 얻어간 방망이로 안타를 쳤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그랬다"고 말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최지만은 크루즈에게서 얻은 방망이로 홈런과 2루타를 치며 개인 메이저리그 통산 3번째 한 시즌 두 자릿 수 홈런(2018년 10개, 2019년 19개)도 기록했다. 야구 선수들은 이렇듯 슬럼프를 탈출하기 위해 평소의 루틴을 바꿔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곤 한다.

최지만은 "이제 정규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쳤던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상태도 좋아 오늘처럼만 계속 야구를 잘하는 일만 남았다"며 "어떤 결과를 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출전하는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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