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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 울다 빠져드는 웹 예능 ‘고잉 세븐틴’

머니투데이 조이음(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1.09.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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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이 탄생시킨 온라인 큐빅 밭

사진출처='고잉 세븐틴' 화면 영상 캡처사진출처='고잉 세븐틴' 화면 영상 캡처




온라인 큐빅 생산 현장이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비트코인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 큐빅은 아이돌 세븐틴의 정기 공개 영상 콘텐츠 ‘고잉 세븐틴(GOING SEVENTEE)’에 빠져든 시청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혹은 지인의 추천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다면 마력 가득한 ‘고잉 세븐틴’에서 절대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큐빅을 자처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필자 역시 큐빅이며, 이러다 곧 캐럿(세븐틴 팬명)도 될 것 같은 예감이 진하게 든다.)

‘고잉 세븐틴’은 삶의 노잼(재미없다고 느껴지는)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 인생이 퍽퍽한 사람, 웃음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감히 추천할 수 있는 웹 예능이라 할 수 있다. 감히 ‘이들보다 자체 제작 콘텐츠(이하 자콘)에 진심인 아이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컨셉트와 탄탄한 기획, 그 속에서 멤버 개개인이 분량을 걱정하고 개그에 욕심내는, 절대 아이돌로 생각되지 않는 아이돌이 선사하는 ‘큰 웃음 X 빅 재미’가 기다린다.

13인조 그룹 세븐틴(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민규, 도겸, 승관, 버논, 디노)은 데뷔 전부터 인터넷 생방송으로 진행된 ‘세븐틴 TV’를 통해 예비 팬들과 돈독한 관계를 다져왔다. 그 덕분인지 ‘고잉 세븐틴’에 임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처음부터 낯설지 않았다. 그 안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세계관에 빠져들고, 매번 진심을 다하는 세븐틴의 모습은 큐빅으로의 길을 열어준다.



2017년 ‘시즌 1’을 붙여 막을 올린 ‘고잉 세븐틴’은 사실 다른 아이돌들의 V로그 혹은 비하인드 영상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공연 준비 과정과 뒷모습, 해외 공연 모습 등을 공개하며 팬들의 호응을 받았다. 2018년에는 ‘스핀오프(Spin Off)’라는 부제가 붙은 ‘고잉 세븐틴’을 공개, 세븐틴의 공연과 유닛 활동 비하인드 영상과 함께 기획 영상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진출처='고잉 세븐틴' 화면 영상 캡처사진출처='고잉 세븐틴' 화면 영상 캡처
2019년 본격적 개편을 맞이한 ‘고잉 세븐틴’은 이때부터 지금의 색을 갖추기 시작했다. 토론이 이뤄질 수 없을 주제를 선정해 무개념 논리를 펼치는 토론 배틀 ‘논리 나잇’과 세븐틴 멤버 간의 돈독한 관계성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TTT(MT SEVENTEEN REALITY)’를 비롯해 모내기, 추리쇼 등 아이돌이란 정체성을 내려놓은 콘텐츠로 매주 채워졌다. 그 결과 유튜브와 브이라이브를 통해 동시 공개되는 영상들이 매회 높은 조회 수를 경신 중이다.

‘고잉 세븐틴’의 본격적인 재미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멈추게 한 2020년에 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 편마다 1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말 그대로 훨훨 날았다. 유튜브 인기 동영상에도 자주 이름을 올리며 어느덧 대세 웹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타 팬이라면서도 ‘큐빅’임을 자처하는 시청자들은 ‘고잉 세븐틴’을 두고 입을 모아 ‘밥 친구’라고 말한다. 밥 먹을 때마다 틀어놓고 지나간 영상들을 보고, 또 보게 만드는 마성을 지녔다는 의미다.

넘쳐나는 아이돌들의 자콘(자기 콘텐츠) 속에서 큐빅까지 탄생시킨 ‘고잉 세븐틴’만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멤버 13명의 돈독한 관계성에 있다. 연습생 생활부터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덕에 서로를 무척이나 잘 알고 있는 이들. 때문에 어떤 주제와 세계가 주어져도 서로에게 어떻게 웃음이 될지,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여기에 개개인의 말을 센스 있게 정리한 자막과 편집의 힘이 더해지니 웃음 포인트는 더욱 확실해진다. 무엇보다 매 회 진심을 다해 촬영에 임하는 멤버들의 마음가짐이 프로그램을 통해 느껴진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고잉 세븐틴’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고잉 세븐틴’ 중 한 멤버는 “멤버들이 드립을 칠 때 카메라 감독님들이 웃으시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 무척이나 행복하다”며 자콘에 임하는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사진출처='고잉 세븐틴' 화면 영상 캡처사진출처='고잉 세븐틴' 화면 영상 캡처
그래서 아직까지 ‘고잉 세븐틴’의 마성을 못 느낀 이가 있다면, 필자가 웃다 눈물까지 흘리고 만 콘텐츠들을 감히 추천해보려 한다. 혼자 웃는 것보단 여럿이 웃는 게 더 재밌기에, 독자들도 함께 큐빅의 길을 걷자는 제안이기도 하다.

먼저 코로나19 시대에 동아리 활동은 고사하고 과 MT 한 번 제대로 즐겨보지 못한 대학생들을 위한 온 텍트 MT, ‘TTT’다. 출발 전부터 ‘마시고 죽을 듯’ 술을 쟁이고, 게임을 하다 벌주를 마시는 이들. 분명 신체 내 알코올 농도가 0%일 때 시작한 촬영임에도 하이텐션인 세븐틴 표 MT는 술과 함께 뜨겁게, 높게 달아오른다. 덕분에 세븐틴 표 MT를 영상으로만 즐기는 시청자들도 자각 없이 (마시지도 않은) 술에 취하고, 게임에 열중하다 진이 빠진다. 매 시즌마다 술에 취해 먼저 쓰러지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그런 친구를 다정하게 침대로 옮겨주고, 족구 등의 게임에 진심으로 임하다 부상당하는 친구도 등장한다. MT를 경험한 이들에겐 마치 또 한 번의 MT에 참여한 듯한 익숙함을, MT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겐 MT 실황 공개 영상이자 온라인 MT 교과서 정도 될 듯하다.


논리가 있어도 있는 게 아니며, 논리가 없어도 없는 게 아닌, 고품격 무논리 토론쇼 ‘SVT 논리 나잇’도 빼놓을 수 없다. 전혀 말도 안 될 토론 주제가 등장하고, 멤버들은 팀을 나눠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토론에 임한다. 최근 공개된 ‘고잉 세븐틴 2021’ 버전 ‘논리 나잇’의 주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고소한 팝콘 VS 캐러멜 팝콘’, 단 하나의 초능력을 꼭 가져야 한다면 ‘겨드랑이에서 물이 나오는 초능력 VS 엉덩이에서 불을 뿜는 초능력’ 등이다. 토론에 임하는 이들의 발언은 논리가 있되 없어야 하며, 무척이나 논리적인 대답이 나올 경우 쓰디쓴 고삼차 맛을 봐야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주제임에도 서로를 설득하는 데 열정적으로 임하는 12명의 멤버는 제 논리를 펼치기 위해 타인의 인생을 대신 배팅하고, 고향을 포기하는가 하면, 어머니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멤버 하나하나 알지 못해도 웃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이 외에도 ‘부승관의 전생연분’ ‘돈’t lie’ ‘불면제로’ 등을 비롯해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웃음이 가득한 콘텐츠가 몇 년치 쌓여있다. 거론된 편들만 봐도 어느새 ‘고잉 세븐틴’이 공개되는 매주 수요일 밤을 손꼽아 기다리는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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