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하지원에 손흥민까지?…쿠팡, 디즈니랑 한판 붙나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1.09.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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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코리아에 출연한 하지원이 AI승무원을 연기하는 모습./사진= SNL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SNL코리아에 출연한 하지원이 AI승무원을 연기하는 모습./사진= SNL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쿠팡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 강화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의 국내 상륙으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단독 콘텐츠 강화로 빠르게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독자적인 콘텐츠를 확보하거나 스포츠 중계권을 단독으로 따내는 등 방식으로 빠르게 쿠팡플레이의 단독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플레이는 공격적인 콘텐츠 확장으로 국내 OTT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며 국내 5위 OTT 업체로 성장했다. 실제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만 10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 iOS 포함)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쿠팡플레이 사용자는 172만명으로 넷플릭스·웨이브·티빙·U+모바일TV에 이은 5위를 기록했다. 쿠팡플레이가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가파른 성장세다.



쿠팡이 이처럼 빠르게 OTT 시장 내 점유율을 늘려나가는 이유는 아마존처럼 OTT를 통해 '록인효과(Lock-in)'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아마존이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아마존의 OTT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덕분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쿠팡도 쿠팡플레이를 경쟁력 있는 사업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

문제는 올 11월 OTT 시장을 뒤흔들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상륙한다는 점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의 OTT서비스로 올 11월 12일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디즈니가 소유한 겨울왕국, 스타워즈, 마블시리즈 등 글로벌 IP(지적재산권)를 거느린 사업자인 만큼 한국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디즈니플러스는 월 9900원만 내면 최대 4명까지 동시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계정 프로필은 7개까지 만들 수 있어 동시 스트리밍만 아니라면 최대 7명까지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1위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1만4500원(최대 4명)을 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도 우수하다.


이렇게 차별화된 콘텐츠와 가격 경쟁력을 가진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 상륙할 경우 국내 OTT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쿠팡 역시 디즈니플러스 상륙 이후에는 성장 속도에 제약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NL코리아에서 MZ세대에게 공감 받고 있는 '인턴기자' 영상/사진= SNL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SNL코리아에서 MZ세대에게 공감 받고 있는 '인턴기자' 영상/사진= SNL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갈무리
쿠팡이 최근 빠르게 쿠팡플레이의 '독자적인'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OTT 시장 내 경쟁력은 결국 OTT가 가진 '단독' 콘텐츠에 있는데, 디즈니플러스가 글로벌 OTT 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디즈니가 가진 단독 콘텐츠 덕분이었다.

쿠팡은 지난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SNL코리아'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다. SNL코리아는 미국 코미디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SNL을 각색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tvN에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방송된 바 있다. 이를 쿠팡이 독점 콘텐츠로 부활시켜 콘텐츠 강화에 나선 것이다.

새롭게 시작한 SNL코리아는 출연진 구성부터 강화했다. 기존 출연진인 신동엽과 안영미·정상훈·김민교·권혁수가 등장하는 것에 더해 지난 4일 첫 방송에선 배우 이병헌을 첫 호스트로 출연시키는 등 출연진 강화에 나섰다. 연이어 지난 11일에는 배우 하지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인턴기자' 등 특색 있는 콘텐츠로 세대별 공감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스포츠 중계권 확보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단독 중계권을 통해 국내 스포츠 팬들을 사로잡기 위함이다. 지난 3월 프리미어리그와 국가대표 한일전 중계권을 시작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생중계, 미국프로풋볼리그인 NFL 독점 생중계 등 빠르게 중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일부터는 축구스타 '메시'가 속한 파리생제르망(PSG)과 황의조가 속한 'FC 지롱댕 드 보르도' 경기를 디지털 생중계하기로 하면서 스포츠 팬들의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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