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로레알코리아, 샤넬코리아, 한국시세이도의 백화점면세판매서비스 노동조합은 14일부터 전국 백화점에서 파업 티셔츠를 착용하고 백화점에 출근하는 쟁의에 들어갔다. 외국계 명품 화장품 기업 3사가 공동으로 힘을 합쳐 파업 쟁의에 들어가는 것인 이번이 처음이다.
로레알코리아와 샤넬코리아, 한국시세이도의 직원들은 △코로나19 이후 결여된 실질임금보상 △온라인 매출에 대한 매장 직원의 기여도 인정 △백화점의 일방적인 연장 근무에 대한 노조 합의 △사전지정 휴일의 보장 △공동휴식권(명절 휴일)의 보장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비스연맹 관계자는 "본격적인 쟁의에 돌입한 샤넬코리아 노동조합과 로레알코리아 노조, 한국시세이도 노조는 최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80% 이상의 높은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면서 "그만큼 힘든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서비스노동자들의 절실함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1층에 위치한 랑콤(로레알코리아), 에스티로더(엘카코리아), 샤넬(샤넬코리아) 등 외국계 명품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임금체계는 기본급에 성과급(인센티브)로 이뤄진다. 기본급은 시간당 거의 최저임금 수준으로 본사에서 제시한 목표치(매출)을 달성했을 때 받는 인센티브가 사실상 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뷰티 매장 매출이 반토막나면서 실질임금이 급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특히 지난해 시작된 본사의 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는 백화점 서비스직 노동자들에게 독이 됐다. 본사 공식몰이 오픈하면서 온라인몰 회원가입시 15% 할인을 제공하고 네이버 쇼핑라이브 특집 행사에서는 10% 할인에 5% 적립 등 오프라인 매장이 경쟁하기 힘든 파격적인 판매가 온라인에서 이뤄지면서 오프라인의 매출을 갉아먹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에 와서 립스틱과 아이섀도우 색상을 확인한 고객들이 주문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았다.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샤넬코리아 지부장은 "로레알, 샤넬 본사는 탄탄한 이익을 내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노동환경 악화와 임금 감소의 부담을 매장 직원들만 지게 됐다"며 "줄어든 실질임금 감소분을 인정해서 보상하고 온라인 매출에 대한 매장 직원들의 기여도 또한 인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백화점 노동자들은 입점 브랜드 본사 소속이지만 백화점에서 일하면서 사실상 하청 노동자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근무하고 있다"며 "만성적인 연장 영업에 노출돼 코로나19 시기에도 고강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뷰티업계의 실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샤넬코리아 노조는 유니폼을 거부하는 사상 첫 파업을 실시한 바 있다. 샤넬코리아의 이번 복장 파업은 두 번째이며, 로레알코리아의 경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파업에 나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