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히기 전에 미리" 사람들 몰리자…금리 올리는 은행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1.09.1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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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8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행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6조2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5조9000억원으로 역대 4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중에는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올해 주택 관련 대출은 42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중의 절반 이상인 21조3000억원이 전세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2021.9.8/뉴스1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8월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행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6조2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5조9000억원으로 역대 4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중에는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올해 주택 관련 대출은 42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중의 절반 이상인 21조3000억원이 전세대출이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2021.9.8/뉴스1


지난달 말 일부 은행의 대출 한시 중단 조치 이후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이전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 달성을 위해 대출금리를 올리는 개별은행들의 수요 차단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1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NH농협은행의 부동산 대출 취급 한시 중단 이후 은행들이 대출 수요 차단을 위해 한도를 축소하고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대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전날 가계 부동산 대출과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기준금리 중 하나인 '신(新) 잔액 코픽스' 적용을 오는 11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차주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시장에서 정해지는 기준금리(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제해 결정된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가계대출을 옥죄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우리은행의 사례처럼 기준금리 선택권을 줄인 경우는 SC제일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잔액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 등 다른 기준금리와 비교해 금리가 최소 0.1%포인트 가량 낮다"며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기준금리 적용을 한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우리아파트론'과 '우리부동산론'의 우대금리 최대 한도를 0.3% 포인트씩 축소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3일부터 신규 코픽스를 지표금리로 삼는 주담대와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0.15% 포인트씩 낮췄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6일부터 가산금리를 올려 전세자금 대출금리를 0.2% 포인트 인상했다.



"대출 막히기 전에 미리" 사람들 몰리자…금리 올리는 은행들
주요 은행들의 잇단 부동산 대출 금리 인상은 농협은행의 주담대·전세대출 신규 취급 중단 이후 싼 금리를 찾아 수요가 이전하는 '풍선효과'와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가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 3.4% 수준이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8월 말 4.6%까지 올라왔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2.1%에서 3.4%로 뛰었다.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장 낮았던 KB국민은행은 이 기간 1.5%에서 3.6%까지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증가율 1.5%에서 8월 말 현재 2.3% 수준이다. 가계대출 규모가 40조원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IBK기업은행의 증가율도 같은 기간 3.2%에서 5.6%로 뛰어 총량 관리 상단 수준에 근접했다.

4대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인 6%대가 위협받는 수준은 아니지만 9월 들어서도 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며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추가 규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세대출이 가장 많이 늘고 있는데 대출이 막히기 전에 미리 받아두자는 가수요로 추정하고 있다"며 " 대출 제한 조치를 검토할 상황은 아니지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에서 벗어나 있던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조만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한 것도 수요가 과도하게 몰릴 것에 대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최대 2억5000만원, 1억5000만원씩인 신용대출과 마통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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