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잠실 KT전 6회말 더블 스틸을 통해 홈에서 세이프 되고 있는 두산 김재환.
두산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KT와 2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선발 아리엘 미란다가 퀄리티스타트(QS) 호투를 펼쳤으나 불펜이 결승점을 내주면서 3-4의 패배를 당했다. 아쉬운 결과였다.
추격이 필요했다. 6회말 김재환의 좌중간 2루타로 무사 2루가 됐고, 양석환의 땅볼 이후 강승호 타석에서 상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폭투가 나와 1사 1,3루가 됐다. 다음 타자는 박계범이었다.
포수 장성우가 2루로 던지자 김재환이 그대로 홈으로 달렸다. 더블 스틸이었다. 2루수가 다시 홈으로 던졌으나 이미 늦었다. KT 내야진의 3루 체크가 아쉽기는 했으나, 그만큼 두산이 KT의 허를 제대로 찌른 작전이었다.
발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최종 경기 결과와 별개로 이날 최고 하이라이트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장면이었다. 더 놀라운 점은 올 시즌 두산이 한 번도 더블 스틸을 시도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두산 관계자는 "확인 결과 오늘 올 시즌 처음으로 이중 도루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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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주자가 강승호와 김재환이라는 점도 의외였다. 이날 전까지 강승호의 도루는 6개였고, 김재환은 단 1개였다. 순위로 보면 강승호가 공동 35위, 김재환이 공동 101위다. '뛰는 것'과 거리가 먼 선수들이다. 결국 철저하게 작전이 걸렸고, 이를 강승호-김재환이 보기 좋게 성공시켰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7회초 신본기에게 결승 적시타를 맞으면서 두산이 3-4로 졌고, 더블 스틸 작전도 빛이 바랬다. 이렇게 되고 보니 다음에 또 쓰기가 쉽지 않아졌다. '안 뛴다'고 생각하는 것과 '뛸 수도 있다'고 예상하는 것은 아예 다르다. 수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시도가 어렵다.
결국 두산은 이날 한 시즌에 한 번 쓸까 말까한 작전을 사용한 셈이다. 그야말로 야심찬, 회심의 작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