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간수들이 성추행"…美 관타나모 수용소서 자행된 고문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1.09.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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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티나모 수용소 고문 피해자인 슬라히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관티나모 수용소 고문 피해자인 슬라히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겪었던 일을 책으로 출간했던 저자가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고문받은 사실을 폭로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9·11테러 공모 혐의로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고문을 당했던 모하메두 울드 슬라히(50)의 인터뷰를 실었다.

북아프리카 모리타니 출신인 슬라히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간수들이 맹견으로 위협하고 심하게 구타해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슬라히에 따르면 간수들은 그를 족쇄로 묶거나 헤비메탈 음악과 조명으로 괴롭혔으며 얼음 물에 몸을 적셔 몇 달 동안 잠을 자지 못하도록 고문하기도 했다. 심지어 여성 간수들은 성적으로 더듬는 일도 있었다.



슬라히는 테러 공모에 참여했다고 인정하라는 위협까지 받았다 고 고백했다. 그는 심문관이 "테러에 공모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당신의 어머니를 납치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미국 건물들에 다시는 비행기가 부딪히지 않을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슬라히는 15년 동안 관타나모 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2016년에 풀려났다. 또 수용소에서 그가 했던 자백들은 "심문의 잔인성으로 가치가 없다"며 모두 철회됐다. 그는 석방 직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구금되는 동안 나를 고문했던 사람들을 진심으로 용서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슬라히는 아직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며 "불면증뿐만 아니라 청각 장애 등 후유증도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슬라히는 수감 생활 이후 회고록 '관타나모 다이어리'를 출간했으며 이는 영화 '모리타리안'으로 만들어져 개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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