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출연 중개사 믿었는데…" 전세금 70억 들고 잠적한 집주인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1.09.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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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오피스텔 70채를 세 놓은 집주인이 잠적해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세입자 중엔 한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던 공인중개사의 추천을 믿고 계약한 이들도 많았다.

지난 13일 JTBC는 부산 부전동에 있는 한 오피스텔 70채를 세 놓은 집주인이 잠적해 세입자 70여명이 보증금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건물 세입자들은 지난 7월 오피스텔이 통째로 경매에 넘어갔다는 통지서를 받았다. 해당 오피스텔 전세 보증금은 1채당 8000만원 정도로, 세입자들의 전세 보증금을 모두 합치면 70억원에 달한다.

JTBC는 잠적한 집주인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개인 채권자는 매체에 "(집주인이)야반도주해서 잠적했다"며 "같은 건물에 살았는데 이사를 간 상황이고 한 달째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 중에는 집 구하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공인중개사의 말을 믿고 전세 계약을 한 이들이 많았다. 이 공인중개사는 포털사이트 소개글 등에서 예능 프로그램 'OOO OO'에 출연한 사실을 내세우고 있었다.

한 세입자는 "(중개사가) 본인이 부동산 일하며 사고 하나 없어서 'OOO OO'에서 출연 요청이 들어와 방송에 나갔다고 엄청 강조를 했다"며 "그래서 믿고 계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JTBC는 해당 오피스텔이 5~7층에 21억원, 나머지 층에 67억원의 공동담보가 각각 따로 잡혀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5~7층 세입자는 "21억원의 공동담보만 안내받고 나머지 층에 67억원의 담보가 있다는 사실은 안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공인중개사는 정상적인 매물을 중개했다는 입장이다. 이 공인중개사는 JTBC와 인터뷰에서 "내가 중개할 당시 경매 진행 중이었으면 내 잘못이 맞지만 내가 중개할 때는 오피스텔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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