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내 과일·채소 판매점 모습/사진= 구단비 기자
"장 보러 왔는데 너무 비싸서 아무 것도 안 샀어요."(70대 여성)
"폭염에 고기값이 오른 데다 코로나19(COVID-19)로 가족들이 모이지 않으면서 매출이 작년보다 절반 이상 줄었어요. 비싸서 더 안 팔리네요."(60대 마포공덕시장 정육점 사장)
배 3개 1만원 "너무 비싸서 못 사겠어요" 구매 포기 소비자 여럿
경동시장 모습/사진= 구단비 기자
차례상에 오르는 배, 사과 등 과일 구입을 고민하는 이들도 있었다. 사더라도 소량만 구입하는 이들이 여럿이었다. 한 50대 여성은 "배랑 사과 값이 너무 올라 살지 말지 고민"이라며 "차례상 차리기가 겁난다"고 혀를 내둘렀다. 제수용 사과는 점포마다 달랐지만 1개에 3000~5000원 정도였다.
60대 여성은 "비싸서 차례상에 올릴 사과 몇개만 낱개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채소를 구매한 70대 여성도 "더덕, 도라지, 연근 등 채소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평소라면 많이 샀겠지만 오늘은 딱 한 번 먹을 만큼만 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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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부담에 흠집난 물건을 구매하는 이도 있었다. 50대 여성은 "2000원 더 싼 흠집 난 밤을 샀다"며 "물가가 너무 올라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4개에 1만3800원에 팔리고 있는 배/사진= 박미주 기자
마트 내 계란은 공급 부족 상태였다. 30개가 든 한 판짜리 국산 계란은 없었고 25개입 7980원짜리 국산 청국장 먹인 계란과 한 판에 3950원인 미국산 계란이 있었다. '계란 생산량 부족으로 30구(판란) 구매를 1인 1판으로 한정 판매합니다'란 안내글이 붙어 있었다.
대형마트 내부 계란 안내판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경동시장 모습/사진= 구단비 기자
같은 날 방문한 서울 마포구 마포공덕시장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60대의 정육점 상인은 "최근 젊은이들이 재난지원금으로 고기를 구매하고 있지만 가족들이 모이지 못하면서 고기 구매량을 줄이는 사람들이 많아 작년보다도 매출이 줄었다"며 "힘들어 죽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채소를 파는 40대 상인도 "상추 가격이 작년 대비 두 배가량으로 뛰었는데 그래서인지 장사도 잘 안되는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서울 마포구 마포공덕시장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공개한 추석 3주 전(지난달 30일~31일) 서울 25개구 88개 시장·유통업체 추석 제수용품 24종 구매 비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제수용품 가격은 평균 30만369원으로 전년 27만4768원 대비 9.3% 상승했다. 물가감시센터가 조사한 제수용품 총 24종 중 청주, 참조기를 제외한 22종 품목 가격이 올랐다. △곶감 39.6% △계란 36.9% △배 27.3% △사과 4.4% △축산물 9.8% △채소·임산물 9.7% △가공식품 5% 등 가격이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