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16일부터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재벌 3세 '로테(38)'와 직원인 '조아영(25)', '백하준(27)'의 좌충우돌 예술관 운영기를 전개하고 있다. 로테는 유통 대기업 회장의 손자지만 자신의 꿈인 예술을 위해 가업을 잇는 것을 거부하는 인물이다. 이에 할아버지인 회장이 결국 로테에게 '골라(GoLA; Gallery of Lotte Art)'라는 이름의 예술관 운영을 맡기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롯데백화점은 이렇게 소통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자사 사업이나 상품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0일 문을 연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전시회 영감을 얻기 위해 로테와 임직원들이 방문한다는 내용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이 여는 전시회 소개 그림·영상을 올리면서 실제 롯데백화점에 판매하는 인테리어 용품 등을 판매하는 등 상품 홍보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보다 앞서 가상 세계관을 활용한 마케팅을 시작한 바 있다. 신세계면세점의 '심삿갖'이라는 캐릭터는 지난 2월 신세계면세점이 자체적으로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조선시대 으뜸 거상' 심삿갖이 보물을 실은 배를 타고 이동하던 중 벼락을 맞고 미래로 강제 이동돼 한강 변에서 발견됐다는 콘셉이다. 심삿갖은 이후 신세계면세점 SNS 홍보 담당자로 채용됐고 '심삿갖의 보물지도' 등 신세계면세점이 진행하는 이벤트를 직접 주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신세계푸드 '제이릴라', 빙그레 '빙그레우스' 등 유통업체들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가상 세계관을 조성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가상 세계관을 통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유통 소비의 주축이 된 MZ 세대들이 재미와 소통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상품 브랜드와 가격이 중요하던 시대에서 재미와 소통이 필수가 된 시대로 변모한 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아무리 홍보를 해도 주요 소비층인 MZ 세대는 재미가 없으면 보지를 않기 때문에 재미와 소통을 특징으로 한 세계관을 만들게 된 것"이라며 "MZ 세대가 매출에 끼치는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고 앞으로 소비의 주축이 될 세대란 점에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가상 세계관 등 믹스버스를 활용한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