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 최강' 日 따라잡았다…개발기간 절반 줄인 LG의 비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1.09.1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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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 직원이 '친환경 마그넷'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 직원이 '친환경 마그넷'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 (181,800원 ▼4,800 -2.57%)은 마그넷 전문업체 성림첨단산업과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력을 가진 친환경 마그넷(자석)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친환경 마그넷은 자동차 모터, 스마트폰 카메라, 오디오 스피커, 풍력 발전기 등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다. 구동이 필요한 제품에 장착해 자석의 밀고 당기는 힘으로 동력을 제공한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친환경 마그넷은 핵심성분인 중희토류 사용량을 기존 제품보다 60% 줄였다. 중희토류는 란타넘과 이트륨 등 얻기 힘든 17개 원소로 스마트폰과 배터리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LG이노텍은 신제품 개발로 중국, 일본이 주도하는 마그넷 업계를 공략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중국에 대부분을 의존하는 중희토류 비중을 줄여 원자재 수급 문제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은 가전·자동차 조향 모터용 자석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인 14.8kG(킬로가우스·자석 세기 단위)까지 끌어올렸다. 업계가 기술적 성능 한계치로 보는 15kG에 육박한다. 현재 상용화 제품의 성능은 14.2~14.3kG다.

친환경 마그넷을 차량용 조향모터에 적용하면 모터의 출력은 높이면서도 경량화에 유리하다. 고화소 스마트폰용 카메라에 장착하면 액츄에이터(초점을 맞추기 위해 렌즈를 움직이는 부품)의 구동력을 높여 깨끗하고 선명한 고화질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중희토류 사용량을 줄인 만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관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마그넷 분야는 그동안 일본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했다. LG이노텍은 기존 개발방식으로는 일본의 기술력을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해 머신러닝(컴퓨터가 데이터를 학습해 자동으로 판단하고 결과를 내는 기술)방식의 시뮬레이션 기법을 도입, 최소 2년 이상 걸리는 개발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LG이노텍은 글로벌 완성차 및 자동차용 부품 기업,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적용 분야도 에어컨, 냉장고, 드론, 도심형 플라잉카, 발전기 등으로 빠르게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희토류를 넣지 않은 무희토류 자석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강민석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혁신기술로 핵심소재를 단기간에 개발해 최고의 성능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친환경 마그넷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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