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길 찾는다, 포스트코로나 해법 찾아 바다건넌 조현준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09.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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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조현준 회장(오른쪽)이 효성중공업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에서 빌 하거티 미 상원의원(왼쪽)과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사진=효성효성 조현준 회장(오른쪽)이 효성중공업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에서 빌 하거티 미 상원의원(왼쪽)과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사진=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대비 미국 현지 경영에 나섰다. 미국 상원의원을 만나 현지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미국 내 사업장을 찾아 급변하는 상황에 따른 기민한 대응을 주문했다.



효성은 조 회장이 최근 효성중공업 테네시 초고압변압기 공장과 텍사스주 달라스 효성TNS 미국법인을 잇따라 방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방문은 주력 사업들의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현장경영 차원에서 이뤄졌다. 효성은 1980년대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약 30억 달러를 투자해 6개 법인(제조 3개, 판매 3개)을 운영 중이다. 변압기와 타이어코드, 에어백원단 등이 주요 제조 품목이다.



효성은 지난해 미국 매출 12억달러를 달성했고, 올해 16억 달러 이상이 기대된다. 현지 채용 인원만 1400명에 달한다.

조 회장의 미국행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팬데믹 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1위 위상을 강화하고, 신시장 확대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먼저 기술과 품질을 인정 받아야 한다. 경쟁사에 앞서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이뤄졌다.

특히 바이든 정부는 최근 전력망, 신재생에너지 등 인프라 개선에 약 1조2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미국 SOC(사회간접자본)와 에너지, 자동차 등 첨단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조 회장은 "미국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의 핵심"이라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고객 중심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미국 시장 지배력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미국 방문 첫 일정으로 중공업부문 생산기지 테네시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방문했다.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과 만나 함께 현장을 시찰했다.

해거티 의원은 사업가 출신이다. 2011~2014년 테네시주 정부 경제 및 지역사회 개발부에서 일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테네시주 투자를 이끌어냈다.

해거티 의원을 만난 조 회장은 "지역 중공업 기술 전문가를 육성하고, 전력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함으로써 테네시 지역과의 상생은 물론 미국 전력 시장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거티 의원도 "연방 정부 차원에서 멤피스 공장의 성장과 사업 확대를 위해 다각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

조 회장은 해거티 의원에게 테네시 전력청과의 사업 협력을 제안했다. 중전기 분야의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한 테네시주 주요 대학과의 산학 연계 프로그램 운영 계획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효성 멤피스공장은 생산량 확대를 위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증설을 추진 중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멤피스 공장은 연산 초고압변압기 60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당초 목표의 2배 이상이다. 내년 1억 달러 이상 매출이 기대된다.

효성은 멤피스 공장을 명실상부한 중공업부문의 미국 시장 전진 기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의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에 대한 대응은 물론, ESS·스태콤(무효전력보상장치)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조 회장은 이어 댈러스 소재 효성TNS 미국법인(NHA)도 방문했다. 전시장과 제품을 점검하고 향후 마케팅 전략 등 시장 공략 방안을 모색했다.

효성TNS는 미국 소규모ATM 시장점유율 1위(73%)다. 환류기 등 차별화된 기능으로 메이저 은행에 대거 공급하고 있다.

조 회장은 현지에서 금융 및 IT 전문가들과 만나 급변하는 시장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현지 금융 및 결제 트렌드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시장 생존을 위해 강도 높은 혁신과 기술 개발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효성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세가 뚜렷한 미 자동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 자동차 메이커들이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최대 5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전기차 및 수소차에 대한 부품 소재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전기차 및 수소차용 타이어코드의 개발과 공급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아라미드 등 전기차용 타이어코드에 사용되는 첨단소재와 카페트 등 자동차용 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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