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줄기 따라, 강바람 따라 옛 이야기가 흐른다

머니투데이 정혁수 기자 2021.09.14 04:20
글자크기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11회(끝)-전북 익산 성당포구마을

성당포구마을에 위치한 바람개비 해당화길은 바람을 맞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사진=농협중앙회성당포구마을에 위치한 바람개비 해당화길은 바람을 맞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사진=농협중앙회


'이로운 땅'이라 불리우는 전북 익산(益山)은 역사문화도시로 유명하다. 백제 무왕의 천도지인 왕궁리 유적과 국보 제289호 왕궁리 5층 석탑이 있으며, 국보 제11호 미륵사지를 비롯한 국보급 유물 505점이 출토됐다. 또 2008년 국가식품클러스타 사업지로 확정되면서 지금은 한국형 푸드밸리이자 세계 최대의 식품산업 전진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와 명소를 가진 익산에서도 관광객 필수코스가 있게 마련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미륵사지와 미륵사지석탑을 감싸고 있는 익산의 미륵산에서 발원, 낭산과 용안을 거쳐 성당포구로 흐르는 산북천이 금강과 만나는 성당포구마을은 그중 하나다. 주말이나 휴일 마을을 찾는 방문객과 체험객이 넘쳐나다보니 이 마을엔 웃음꽃이 그치질 않는다.



성당포구마을은 시원한 강바람을 느끼며, 아름다운 금강낙조를 조망할 수 있는 마을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한다. 마을 서쪽으로 금강이 흐르고 고려에서 조선 후기까지 세곡을 관장하던 성당창이 있었다. 주민들은 과거 포구였던 마을의 역사를 엿볼 수 있게 배를 이용한 포토존을 설치, 마을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바람개비 해당화길은 바람을 맞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익산 성당포구농악(전라북도 무형문화재 7-7)은 무려 350년간 전승되고 있는 지역의 전통문화유산이다. 주민들은 옛부터 성당포구가 보이는 용왕산과 대명산에서 당산제를 지냈는 데 이때 곁들인 풍물이 바로 성당포구농악의 전신이다. 예능보유자 이인수 옹과 수제자 임승용 등 성당포구농악 보존회원들은 마을의 자랑이다.



이용준 성당포구마을 대표는 "우리 마을이 익산의 대표 농촌휴양마을로 자리매김한 건 모두 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마을 현대화를 외친 결과"라며 "도시민들이 체험과 자연경관, 마을의 전통을 경험할 수 있도록 주변을 가꾸고, 문화유산이 흐트러짐 없이 잘 계승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마을 발전은 주민들의 삶도 같이 풍요로워져야 의미가 있다"며 "마을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불우이웃을 돕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예·노래 교실을 운영하며 '함께하는 주민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했다.

주변에는 다양한 문화유산과 함께 명소가 많다. 영화·드라마 제작을 위한 국내 유일의 교도소 세트장에서는 영화 '홀리데이'(2005년)를 비롯해 '아이리스''7번방의 선물''내부자들'과 함께 미국드라마 'sense8' 등 200여편의 작품이 촬영됐다.


성당면 두동정보화마을 뒷편에 조성된 '두동 편백나무숲'은 피톤치드가 풍부해 심신단련에 적합한 곳이다. 자연과 함께하는 숲속체험은 코로나19(COVID-19) 시대에 도시민들에게 최고의 건강선물로 인기다. 고려 충목왕 원년 1345년에 창건된 익산 숭림사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숭림'이라는 절 이름은 달마대사가 수행했던 숭산 소림사에서 한글자씩 따서 지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불전이지만 뛰어난 건축 기법과 조선후기 사찰 불전의 장식적인 경향을 보여주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