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시너지만 있는게 아니다' 숨겨진 롯데의 기대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9.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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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드스톤 '마르퀴나라바나'를 시공한 주방/사진=롯데케미칼엔지니어드스톤 '마르퀴나라바나'를 시공한 주방/사진=롯데케미칼


롯데그룹이 롯데쇼핑을 통해 가구기업 1위 한샘 (52,100원 ▲1,300 +2.56%)의 전략적 투자자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백화점, 마트를 비롯해 양판점 롯데하이마트 (9,220원 ▼10 -0.11%)를 통한 유통·판매망 확대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한샘에 공급해 수익이 기대되는 분야도 있어 눈길을 끈다.

12일 인테리어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한샘 투자와 관련, 롯데케미칼 (98,700원 ▼1,600 -1.60%)의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가 2년전 인수한 벨렌코(Belenco)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벨렌코는 터키 1위 인조대리석 업체다. 2019년 1250억원을 들여 벨렌코 지분 72.5%를 인수했고, 올초 약 300억원을 투자해 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분할된 제일모직을 인수하면서 인조대리석 사업부도 넘겨받았다. 제일모직은 2006년 세계 첫 고투명칩 인조대리석 '템피스트'를 개발하는 등 이 분야의 숨은 강자였다. 일찌감치 유럽 인조대리석 시장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해 있었다.

연 9만매 규모의 여수공장과 연 35만매 규모의 벨렌코 터키 공장을 통해 연간 44만매의 '엔지니어드스톤'(engeneered stone) 생산규모를 갖추면서 롯데는 글로벌 시장에서 5위권을 넘보고 있다. 엔지니어드스톤은 순도높은 석영 분말을 굳혀 만드는 인조 대리석으로, 수분흡수율이 낮아 음식물로 얼룩이 잘 생기지 않는다. 국내에선 LX하우시스, 현대L&C와 경쟁하고 있다. 최근 KCC글라스까지 뛰어들면서 건자재·인테리어 분야의 최대 격전지가 됐다.



엔지니어드스톤이 주목받는 것은 인테리어 분야에서 고가에 팔리는 자재이기 때문이다. 흔히 쓰이는 아크릴에 비해 가격이 배 이상 비싸다. 주로 주방용 식탁으로 많이 팔리지만 욕실, 세면대, 내장재 등 다방면에 쓰인다. 주방과 욕실 인테리어에 특히 강점이 있는 한샘에 대규모 납품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한샘 인테리어는 주택사업 부문 강자인 롯데건설을 통한 B2B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롯데건설은 시공능력순위로는 6~8위에 머물지만 주택사업에선 상위권으로 손꼽힌다는 평가다. 특히 인조대리석은 재건축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수요가 증가한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롯데캐슬을 통해 한샘 브랜드가 붙은 고가인 인조대리석 식탁 판매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캐미칼-한샘-롯데건설'로 이어지는 강력한 판매체인이 형성되는 것이다.

물론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 채널에 인테리어 전문 매장을 기획할 수 있고 상품력으로 집객 효과를 높이는 등 한샘 판매망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하이마트의 가전, 렌탈 부문과의 시너지도 가능하다.


건자재 기업 관계자는 "롯데의 강점은 자본력과 유통망 뿐 아니라 사업연계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라며 "한샘을 통한 사업 시너지는 시장 기대보다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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