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섕크빌에서 열린 9.11 테러 20주년 추모식 93여객기 추모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섕크빌의 93여객기 추모행사에서 "해외의 극단주의 폭력 테러와 국내 극단주의 폭력 테러 사이에는 거의 문화적으로는 공통으로 겹치는 것이 없다. 하지만 문화적 다양성과 다원주의에 대한 부정, 인명을 경시하는 태도, (미국의) 국가적 상징을 훼손하려는 목적을 가졌다는 점에서는 모두 똑같은 테러리즘이라는 악령의 자식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WP는 "'내부에서 모이는 폭력'이 무엇인지 부시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1월 6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일어난 폭동을 비난하는 듯 하다"고 전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인준을 막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으며, 이 사건으로 5명이 숨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현재 극도로 분열된 미국의 상태에 대해 개탄하면서, 현재의 혼란스러운 정치적 대립의 분위기를 9.11 테러 직후에 미국민이 가졌던 단결된 애국정신과 비교했다.
그는 "파괴의 규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이에 맞서는 용기와 친절함이 있었다. 악의 대담함에 충격을 받았지만 악에 반하는 영웅주의와 품위에 대한 감사도 있었다. 최초 대응자들의 희생, 낯선 사람들의 도움, 슬픔과 은총의 연대 속에서 말입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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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9·11 테러 이후 몇 주, 몇 달간 놀랍고 회복력이 있고 단결된 사람들을 이끌게 되어 자랑스러웠다"면서 이것이 '내가 아는 국가(the nation I know)'라고 표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또 "악의 세력들은 우리들의 일상 생활에도 작용해서 모든 차이와 이견을 말다툼으로, 모든 말다툼을 문화적 충돌로 극대화시키고 있다. 그만큼 우리 정치의 대부분도 분노, 두려움, 악의에 가득한 적나라한 감정 싸움이 되어버렸다"면서 "이 때문에 미국과 나라의 미래에 대해 우리 모두가 걱정스러워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WP는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연설 속에서 여러번 암시됐듯이, 나라가 분열돼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같은 분열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