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4실점→최종 5-5 무승부... LG, '공포의 1회'만 없었다면

스타뉴스 잠실=김동영 기자 2021.09.1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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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고졸 2년차 김윤식.LG 트윈스 고졸 2년차 김윤식.


LG 트윈스 고졸 2년차 김윤식(21)이 데뷔 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충격과 공포'의 1회가 됐다. 경기 스코어를 생각하면 더 아쉽다. 류지현(50) 감독이 믿고 냈으나 이 믿음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경기 결과를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김윤식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나 1이닝 1피안타 5볼넷 1사구 4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투구수 44개였고, 스트라이크가 17개, 볼이 27개였다. 볼 비율이 61.4%에 달했다.

선발 등판해 1이닝만 소화하고 내려온 것은 데뷔 후 처음이다. 지난해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기도 했던 김윤식이다. 지금까지 가장 적게 먹은 이닝이 2⅓이닝이었다. 이것의 절반도 못 채우고 강판됐다.



사사구가 문제였다. 1회말 2사 후 악몽이 시작됐다. 일단 박건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김재환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2사 1,2루. 양석환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가 됐다. 그리고 박계범-김재호-장승현-정수빈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줬다. 밀어내기로 4실점. 그나마 허경민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2루수 직선타 처리하며 길었던 1회를 마쳤다.

2사 1루에서 연속 6타자 사사구였다. 몸에 맞는 공 1개에 이어 볼넷이 연속 5개. 이는 역대 최다 신기록이다. 5연속 허용은 1986년 빙그레의 손문곤을 비롯해 19번 있었다. 이 기록을 김윤식이 깼다.

또한 2사 1,2루부터 5타자 연속 볼넷이기도 했다. 앞서 8번 있었다. 1986년 손문곤을 시작으로 전준호(현대), 심수창(LG), 전병두(KIA-SK), 김대우(롯데), 임찬규(LG), 김용주(한화), 정인욱(삼성)이 기록한 바 있다. 김윤식이 허경민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면 연속 볼넷 허용도 불명예 신기록을 쓸 뻔했다.


1회부터 선발이 무너지며 4실점하니 경기 자체도 '혼돈'이었다. LG 입장에서는 그나마 추가 1실점으로 막은 것이 다행인 부분. 반대로 타자들이 힘을 내면서 4점을 쫓아갔다. 박빙 승부. 9회초 서건창의 적시 2루타를 통해 5-5 동점까지 성공했다. 패배의 수렁에서 극적으로 벗어난 경기. 한편으로 보면 1회가 두고두고 생각날 법한 경기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오늘 김윤식이 선발이고, 내일 더블헤더는 손호영과 이상영이 나간다. 우리가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카드들이다. 다른 의심이나 불안함은 없다.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본인들이 할 수 있는 것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사실 김윤식이 이 정도까지 제구가 불안한 투수는 아니다. 이날이 특히 나빴다고 볼 수 있다. LG 입장에서는 '하필' 이날인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0-4에서 시작해 5-5로 끝낸 것은 긍정적이지만, 1회만 아니었다면 결과는 전혀 달랐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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