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 쌍둥이 자매, 그리스 가나…국제배구연맹 결정 관심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09.1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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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논란' 쌍둥이 자매, 그리스 가나…국제배구연맹 결정 관심


중학생 시절 학교 폭력을 가했다는 폭로가 나와 국내 V리그에서 설 자리를 잃은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그리스의 PAOK 테살로니키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배구연맹(FIVB)의 승인 여부가 이적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11일 배구계에 따르면 쌍둥이 자매의 그리스 진출을 추진하는 터키 에이전시는 대한민국배구협회의 이적 동의서(ITC) 발급 거부와 관련해 FIVB에 공식 질의할 예정이다.



쌍둥이 자매는 지난 2월 '학폭 이슈'가 불거지면서 소속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서 퇴출당했다. 흥국생명은 2021-22시즌을 앞두고 이재영과 이다영의 선수 등록을 포기했고, 이에 둘은 국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PAOK와 이적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이재영과 이다영은 이적 절차는 마무리되지 못했으며 아직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



쟁점이 되는 건 국제 이적을 위해 전 소속팀과 새 소속팀이 주고받아야 하는 ITC 발급이다. 이 동의서가 있어야 팀 등록과 비자 발급 등 서류적 진행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ITC가 이해관계의 두 팀이 합의로 발급된다. 하지만 쌍둥이 자매는 현재 '특수한 이유'로 소속팀이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는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ITC 발급을 승인할 수 있다.

협회는 쌍둥이 자매의 ITC 발급 관련해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승인을 거절하는 게 아니다. 정해진 규정이 있기에 승인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가 언급한 규정에는 "대한올림픽위원회(KOC), 협회, 산하 연맹 등 배구 관계기관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고 그 집행 기간이 만료되지 아니한 자, (성)폭력, 승부조작, 병역기피, 기타 불미스러운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배구계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자'에게 협회는 해외 진출의 자격을 제한한다"고 명시돼 있다.

일각에선 협회가 ITC를 발급하지 않더라도 FIVB에서 쌍둥이 자매의 이적을 승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그건 (해당 나라의) 협회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의 일"이라며 "과거 쿠바에서 망명한 선수들 사례에서 FIVB가 개입한 적은 있지만, 그 외에 알고 있는 선례 중엔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V리그에서 뛰기 어려운 쌍둥이 자매 측은 해외 이적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쌍둥이 자매 측 관계자는 FIVB에 질의한 뒤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FIVB의 승인 과정은)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다. 하지만 FIVB가 승인만 한다면야 협회 허락과 별개로 이적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로선 강경한 협회가 ITC 발급 불가 방침을 뒤집을 가능성이 없어 쌍둥이 자매의 PAOK 입단이 쉽지 않다. 유일한 변수인 FIVB가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이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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