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M&A 암초…미국계 2대주주 "매각정보 주지말라" 가처분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1.09.10 21:49
글자크기
한샘 사옥 전경./사진제공=한샘한샘 사옥 전경./사진제공=한샘


사모펀드 간 기싸움으로 인테리어·가구업계 한샘 (52,000원 ▼100 -0.19%) 인수·합병(M&A)에 암초가 생겼다. 한샘 2대 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가 조창걸 명예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5인을 상대로 인수합병 실사정보를 제공하지 말아달라는 법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다만 실사가 이미 마무리 단계인 만큼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테톤 캐피탈 파트너스(TETON CAPITAL PARTNERS, 이하 테톤 캐피탈)가 경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최대주주 보유주식 매각 관련 이사의 위법행위 유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테톤 캐피탈은 한샘 지분 8.43%(198만5072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가처분 신청 대상은 한샘 조창걸 명예회장과 강승수 대표를 비롯해 이영식, 안흥국, 최철진 이사 등이다.



테톤 캐피탈은 한샘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에 기업실사 정보를 제공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테톤 캐피탈은 "매각조건 가격 등을 정하기 위한 기업실사에 협력하는 어떠한 행위도 하여선 안된다"며 "인허가, 자산, 지적재산권 및 주요 계약들에 관한 자료의 제공 등 매각조건 가격 등을 제공해 주지 말라"고 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이 한샘 인수합병 기업실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한샘 인수합병을 확정한 IMM PE는 지난 2개월 동안 기업실사를 진행했고 현재 마무리 단계다. IMM PE 관계자는 "기업실사가 마무리 단계인 만큼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IMM PE는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인 지분 30.21%를 인수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진다. 특히 이날 IMM PE는 3000억원 규모로 한샘 지분 5~6%를 받는 전략적 투자자(SI)로 롯데쇼핑 (66,800원 ▼800 -1.18%)을 선정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9일 해당 PEF에 2995억원을 출자키로 결의하고 출자확약서를 제출했다.

다만 법원에서 테톤 캐피탈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한샘 인수합병 과정이 중단될 수도 있다. 기업실사가 중단되면 올해 연말로 예정된 최종 인수합병 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IMM PE는 사실상 공식적인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인수 대상자인 한샘은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한샘 관계자는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기 전 까지는 기업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법원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업계에선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 "다른 주주들과 소통이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