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뚫는데 1000조년 걸리는 암호, 내년 상용화한다"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2021.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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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크립토랩과 양자내성암호 개발중…정부 실증사업 진행할 것"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양자내성암호(PQC)로 보안을 강화한 안면인식서비스를 시험해보고 있는 모습./사진제공=LG유플러스LG유플러스 직원들이 양자내성암호(PQC)로 보안을 강화한 안면인식서비스를 시험해보고 있는 모습./사진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9,690원 ▲10 +0.10%)가 내년부터 양자내성암호(PQC) 적용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양자컴퓨터로도 결코 풀 수 없는 새로운 암호로, 해킹과 도청 등 사이버 위협을 막겠다는 포부다.

구성철 LG유플러스 기업기반사업그룹 유선사업담당은 지난 1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양자내성암호는 5G는 물론, 금융거래와 생체인증, 화상회의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영역에 적용할 수 있다"며 "정부와의 실증사업 진행과 기술 개발을 통해 내년 중 양자내성암호를 상용화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자내성암호는 네트워크의 철통보안을 책임질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Quantum)의 물리적 상태를 이용한 암호기술로, 슈퍼컴퓨터는 물론 심지어 같은 양자기술을 활용한 양자컴퓨터로도 사실상 풀 수 없는 '극강'의 암호를 만들어낸다.

간담회에 참석한 천정희 서울대 교수는 "양자내성암호는 단순히 기존 암호의 보안강도를 높인 것이 아닌, 수학적 난제를 활용해 양자 컴퓨터로도 사실상 해독할 수 없는 새로운 암호"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암호기술기업 크립토랩을 이끌고도 있다. 그는 "수학적으로는 계산에 1000조년이 걸리는 것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에선 깨질 일이 없는 암호"라고 강조했다.



"양자내성암호,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 모두 가능"
구성철 LG유플러스 기업기반사업그룹 유선사업담당(맨 오른쪽) 이 10일 오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양자내성암호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제공=LG유플러스 구성철 LG유플러스 기업기반사업그룹 유선사업담당(맨 오른쪽) 이 10일 오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양자내성암호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제공=LG유플러스
현재 국제 표준 공개키 암호 중 하나는 RSA로, 한국을 포함한 거의 대부분 국가에서 인터넷뱅킹 등에 활용된다. 처음 고안됐을 때만 해도 암호를 풀려면 우주 나이만큼의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보안성이 높았다.

하지만 천 교수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RSA 방식 암호는 8시간이면 풀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2030년 전세계에 최대 5000대의 양자컴퓨터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10년 후 양자컴퓨터 시대에 앞서 새 암호기술 개발 움직임도 빨라진 이유다.

양자를 활용한 암호기술은 크게 양자내성암호(PQC)와 양자키분배(QKD)가 있다. 양자키분배는 하드웨어 기반이라 물리적 보안에는 효과적이지만 응용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보안요소에는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양자내성암호는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로, 별도의 장비 없이 네트워크 전용 회선뿐만 아니라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곳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구 담당은 "한번 양자내성암호로 보호된 데이터는 해커가 중간에 가로채더라도 암호를 풀 수 없다"며 "개인정보의 안전한 보호와 활용이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서울대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의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현재 을지대학교 병원의 의료정보시스템, LG이노텍 평택공장과 부산IDC를 연결하는 전용회선에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적용했다. 향후 양자난수 기반의 물리복제방지칩(PUF)을 활용해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 관리와 안면인식 활용 출입보안과 같은 개인정보 기반의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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