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네이버·카카오 '줍줍' 기회?…둘 중 뭘 사야 하나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9.1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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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사진=뉴스1


국내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급락세에 따른 하락폭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플랫폼 규제 우려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며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이 나왔다. 다만 매수 대상 전망은 두 기업이 엇갈린다. 주가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상승 여력이 큰 카카오를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규제 측면에선 네이버가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10일 네이버(NAVER (187,000원 ▼100 -0.05%))는 전일 대비 1만1000원(2.76%) 오른 41만원에, 카카오 (54,200원 ▼200 -0.37%)는 전일 대비 1500원(1.17%) 오른 13만원에 장을 마쳤다.



양사는 연일 급락세를 보였다. 여당과 금융당국이 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강하게 유입됐기 때문이다. 향후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은 저점에 따른 기술적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전일까지 최근 3거래일 동안 12% 하락했고 카카오는 4거래일 연속 주가가 빠지며 18% 급락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전날까지 사흘간 21조원 넘게 줄었다. 이날 소폭 반등해 네이버 시총 67조3480억원, 카카오는 57조8490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지난 6일 대비 18조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는 플랫폼 규제 우려가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오는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적용된다 할지라도 이미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서비스 중단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는 최근 급락세를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의견을 내놨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네이버·카카오 등에 대한) 대량 매도는 중국 인터넷 규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규제는 통상적 규제와 관련한 우려가 반복된 것일 뿐 (양사) 이익에 아무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의 대량 물량 출회를 매수 기회로 삼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향후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과도할 뿐더러 한국과 중국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처럼) 국내에서도 이번을 시작으로 규제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시장에 큰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고 나온 게 없는 상황에서 우려감만으로 빠진 주가 치고는 과하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중국만큼 정부 리스크가 크지 않고 오히려 미국과 흡사하다"며 "바이든 정부 출범 직후 빅테크 규제 얘기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연초 대비 30~6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빅테크 기업의 경우 검색, 광고, 쇼핑, 콘텐츠, 핀테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으며 성장성을 막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투자 조언은 엇갈린다. 우선 네이버보다 상대적으로 주가가 더 하락한 카카오를 매수하는 것이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김 연구원은 "핀테크만 놓고 보면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노출이 더 많아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보고 주가가 더 많이 하락했다"며 "(이번 이슈를) 잘 극복해서 10월 카카오페이가 상장한다면 연말까지 주가 상승 여력은 카카오가 오히려 더 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오는 10월을 목표로 코스피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펀드 판매, 대출 중개, 보험 판매 등 다양한 금융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 중이다. 반면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네이버페이가 주로 결제 수단으로 쓰인다.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곤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미래에셋캐피탈이 거의 진행하고 있어 부정적 영향이 덜했다는 설명이다.

이와반대로 빅테크 규제 리스크를 고려할 때 카카오와 비교해 네이버가 자유롭다며 네이버 투자를 추천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계열사를 통해 다양한 업종에 진출한 카카오와 카카오 계열이 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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