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정주영 흉상' 6개…몸은 오른쪽, 시선은 왼쪽 향한 이유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21.09.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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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정주영 흉상' 6개…몸은 오른쪽, 시선은 왼쪽 향한 이유


전국에 있는 정주영 흉상 6개는 정면이 아닌 왼쪽을 살짝 바라보고 있다. 유형택 전 울산대학교 미술대학장은 이에 대해 "고개를 좌측을 돌렸다는 건 몸은 우측에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우측에 있다는 건 기업가라는 뜻입니다. 몸이 우측에 있으니까 좌측도 보고 싶겠죠. 좌측은 노동자죠. 다른 사람은 그런 걸 속에 품었다는 걸 모르겠죠. 흉상의 시선에는 나름대로 소망, '좌측도 살펴야 한다.' 게 숨어 있습니다. 정주영은 그런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책 '동상으로 만난 이병철·정주영·박태준'의 저자 이상도는 1년간 서울, 용인, 대구에 있는 4개의 이병철 동상과 흉상, 서울과 울산, 서산에 있는 7개의 정주영 흉상, 광양과 포항에 있는 3개의 박태준 동상과 조각상을 살폈다. 이를 통해 삼성 이병철, 현대 정주영, 포스코 박태준 창업주의 일대기와 그들이 남긴 유산을 추적했다.



대구 제일모직 공장 터에는 이병철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하지만 함께 조성된 대구창조캠퍼스 제일모직 기숙사, 복원된 삼성상회 건물, 구 제일모직 본관은 5년째 정상적으로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박태준 동상, 서울아산병원 정주영 흉상 작가는 김영원 홍익대 명예교수다. 하지만 동상 주변에는 김영원이란 이름도 없고 제대로 된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았다. 포스텍 박태준 조각상을 만든 중국인 작가는 당당히 조각상 정면과 후면에 사인과 낙관을 새겼다. 이에 대해 저자는 작가가 구미 박정희 대통령 동상, 남산 이승만 대통령 상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50년 전 이병철, 정주영, 박태준 세 사람이 기업을 일군 과정과 그들이 보여준 애국심을 기억하고, 우리 사회가 경제인들의 역할을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올해는 이병철 34주기, 정주영 20주기, 박태준 10주기다. 저자는 이들이 태어나고 숨진 순서대로 책을 쓰고 마지막 장에서 그들이 추구한 가치, 그리고 세 사람 간 얽힌 인연을 소개했다. 각 장 첫머리에는 해당 인물을 객관적으로 간추렸고, 동상을 만든 조각가가 어떤 계기로 동상 제작에 참여했는지도 별도로 기술했다.

◇동상으로 만난 이병철·정주영·박태준/지은이 이상도/좋은땅/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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