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갤럭시노트?…짙어지는 '단종'의 정황들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1.09.1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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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시리즈 상표 갱신서 노트만 미갱신…단종설 현실화 무게

 '갤럭시노트20'/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갤럭시노트20'/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삼성전자 갤럭시노트(노트) 의 단종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 스마트폰 상표권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노트 상표권만 포함시키지 않아 배경으로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는 그간 끊임없이 제기된 노트 단종설이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 중 노트만 빠졌다?…"단종 결정한 듯"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명 IT팁스터(정보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상표권 페이지 이미지를 게재했다. 해당 상표권 페이지 이미지엔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라인업이 나열돼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부분은 노트 시리즈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플래그십(최상위모델) 라인업 '갤럭시S'와 '갤럭시Z', 보급형 라인업 '갤럭시M', 중급형 라인업 '갤럭시A' 시리즈에 대한 상표는 갱신됐지만, 노트 라인업만 찾아볼 수 없다.

상표권은 등록이 되면 10년간 권리가 존속되며 만료 1년 이내 갱신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기간 내 갱신 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추가로 갱신 기간이 6개월 주어진다. 노트 상표권은 지난 2013년에 등록돼 오는 2023년에 만료된다. 갱신기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업계는 갤럭시 상표가 모두 같은 날짜에 상표권 갱신을 신청했는데, 노트만 제외됐다는 점을 들어 단종설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갤럭시Z'도 상표권을 갱신했는데, 이보다 훨씬 오래 된 노트만 갱신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갤럭시 시리즈를 한번에 갱신했는데 곧장 출시를 하지 않더라도 굳이 노트만 뺄 일이 있나"라며 "삼성전자가 단종을 결정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에는 S펜 기능이 적용됐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에는 S펜 기능이 적용됐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단종설 4년만에 현실화되나…폴더블 2종·갤S22로 수요 대응
노트 단종설은 2017년부터 흘러나왔다. 당시 삼성전자는 부인했지만, S시리즈에 플러스 제품을 추가하면서 단종설에 불을 지폈다. 플러스 제품에 대화면이 장착되면서 노트만의 강점이 사라진 게 발단이었다. S9플러스의 화면크기는 6.22인치로 노트8(6.3인치)과 거의 같았다.

해가 지날수록 S시리즈는 노트만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올초 출시한 S21울트라(6.8인치)는 노트20(6.7인치)보다 화면을 더 키웠고, 심지어 노트의 핵심 기능인 S펜까지 적용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갤럭시Z폴드3(폴드3)와 갤럭시Z플립3(플립3)에 집중하는 대신, 노트 신작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단종 쪽으로 추가 확 기울었다.


최근 폴드3와 플립3가 역대급 예약판매를 기록하고 흥행을 예고하면서 노트의 설 자리는 더 좁아진 모양새다. 폴드3와 플립3는 국내외에서 폭발적 반응을 일으키며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됐고, 삼성은 폴더블폰 설비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한 이상 굳이 노트를 끌고 갈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대화면과 S펜을 적용한 폴드3가 노트 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폴드3에 노트 고정 수요층이 원하는 S펜 자체 장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22가 조기 출시될 것이란 전망도 노트의 단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갤럭시S22 판매에 돌입하면서 아이폰 신작에 대응해 온 노트의 빈자리를 메울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갤럭시S22는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1월엔 출시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상황들이 노트 단종의 배경이 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노트 단종을 반대하는 고정 수요층의 불만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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