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배 줄게"…中 '샤오미 전기차'발 인력 대이동 나올라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1.09.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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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사업에 100억 달러 투자를 밝히는 레이쥔 샤오미 회장 /사진=중국 인터넷전기차 사업에 100억 달러 투자를 밝히는 레이쥔 샤오미 회장 /사진=중국 인터넷


지난 3월 전기차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샤오미가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서면서 중국 자동차 업계의 인력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1일 초기 자본금 100억 위안(약 1조8000억원)으로 전기차 법인 '샤오미 EV, Inc.'를 설립했다.



중국 제일재경에 따르면 스마트폰 등으로 유명한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면서 연봉 2배를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인력 채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공고에 따르면 월급은 최소 2만 위안(약 360만원) 이상이며 일부 핵심 분야는 3만 위안(약 54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의 상하이 지역 채용공고를 보면 소음진동(NVH) 분야 엔지니어에게는 3만~6만 위안(540만~1080만원)을 제시했으며 14개월 월급을 지급한다고 밝힌다. 한 중국 합자브랜드의 NVH 엔지니어는 자신이 샤오미에 입사하게 된다면 세전 연봉이 84만 위안(약 1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언급하면서 "현재 회사의 총감급 관리자 연봉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샤오미 EV는 최근 현대차와 관련된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베이징1공장을 리샹에게 매각키로 한 데 이어 베이징2공장도 매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는데, 얼마전 현대차가 샤오미와 이 공장 매각을 협의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다만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는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최근 중국은 니오(Nio), 리샹(Li Auto), 샤오펑(Xpev) 등 전기차 업체가 각광을 받으면서 합자브랜드의 팀장이 팀원을 모두 이끌고 전기차 업체로 이동하는 등 전기차로의 인력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무렵 초기 전기차 스타트업이 꿈틀댈 때와 전혀 다른 상황이다. 이때만 해도 이들은 'PPT로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라고 불렸다. 벤처 캐피탈에서 투자를 받기 위해서 PPT로만 사업 및 생산 계획을 설명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9년 니오, 2020년 리샹, 샤오펑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고 올해 샤오펑, 리샹이 홍콩증시에 2차 상장하는 등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올해 8월 리샹은 '리샹One' 이라는 단일 모델로 1만대 가까운 출고량을 기록했으며 샤오펑과 니오의 출하대수도 급증세다.

특히 올해 들어 샤오미, 바이두 같은 대형 IT기업이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면서 인력이동은 가속화하고 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100억 달러(약 11조7000억원)를 전기차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IT기업의 전기차 사업 진출이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진 것이다. 최근 샤오미자동차는 약 300명에 달하는 인력을 채용했으며 무려 2만개가 넘는 이력서 중에서 고른 인재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채용정보사이트인 리에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부문 채용인력 수는 지난해 대비 94.5% 증가하는 등 전기차 부문 인력 수요가 큰 폭 늘었다. 특히 자율주행, 인공지능 부문 수요가 급증한 상황이다.

전기차업체의 인력 수요가 증가하자 기존 완성차 업체는 주식을 나눠주는 등 직원 지키기에 나섰다. 지난 30일 지리자동차는 임직원 1만884명에게 45억2600만 홍콩달러(약 6790억원) 상당의 주식을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한국 돈으로 1인당 6200만원 이상 받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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