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896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마스크 쓴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1.7.28/뉴스1
9일 정통령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총괄조정팀장은 코로나19(COVID-19) 정례브리핑에서 경구용 치료제 도입과 관련해 "경구용 치료제가 당장 유행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 구입 예산으로 362억원을 편성한 후 도입 선구매 계약을 추진중이나,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다. 계약 상대방 제약사, 수량, 도입시기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호주 식품의약품안전청(TGA)는 지난달 몰누피라비르의 잠정 승인을 결정했다. 미국은 지난 6월 이 약 12억달러(1조3000억원)분을 선구매했다. 캐나다 보건부는 이 약의 승인 심사 서류 일부를 제출받아 검토를 시작했다. MSD는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구용 치료제가 중요한 이유는 이 치료제를 확보하면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 후 효과가 확실한 약을 처방하게 되면 환자는 생활치료센터가 아니라 집에서 머물면서 정해진 기간동안 약을 복용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환자 관리에 대한 의료 체계 부담이 줄어든다. 앞서 독감도 경구용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개발된 후 유행 차단에 가속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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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처방을 받은 후 집에서 약을 챙겨멱으면 되기 때문에 경증이나 무증상 환자를 위한 시설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 제때 복용하면 중증으로 상태가 악화되는 환자 수도 줄일 수 있다. 전반적으로 감염병 팬데믹으로 패닉에 빠진 사회 전체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경구용 치료제를 '게임 체인저'로 여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경구용 치료제는 '게임 치료제'가 될 것"이라며 "이 치료제가 나와야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지금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경구용 치료제가 나오고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만 본격적으로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다"며 "그래서 미국이 개발 전부터 경구용 치료제를 선구매한 것"이라고 했다.
상용화 초기에는 품귀 현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속도를 내 확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제약사들이 아직 개발에 성공한 상황이 아니라, 선구매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다.
정 교수는 "경구용 치료제가 나온다면 품귀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현재 세 회사에서 개발중이기 때문에 셋 중 하나 이상이 허가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계약금은 떼인다 생각하더라도 미리 경구용 치료제를 잡아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