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회에서 점검 나서는 K-바이오 기술수출 선봉장들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1.09.0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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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한미, 수출 물질 임상 중간결과로 가치 입증
브릿지바이오·이수앱지스, 기술이전 동력 확보 나서

국제학회에서 점검 나서는 K-바이오 기술수출 선봉장들


국산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선봉에 선 기업들이 여러 국제학회에서 임상결과를 발표하는 등 보유 물질(품목) 중간점검에 나선다. 이미 기술수출 체결을 완료한 기업들은 해당 물질 검증을 통한 가치 증명에, 수출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는 기업들은 핵심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의 사업성 부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ESMO)에는 유한양행 (71,600원 ▼700 -0.97%)한미약품 (311,000원 ▼4,000 -1.27%),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2,415원 ▼225 -8.52%), 이수앱지스 (7,200원 ▼100 -1.37%) 등이 국내사들이 파이프라인 연구성과를 발표한다.



유한양행은 연초 국산신약 31호로 국내 허가를 획득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레이저티닙)'와 얀센의 항암 신약 물질 '아미반타맙' 병용 1·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지난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해 2018년 얀센에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안긴 효자 품목이다. 유한양행이 국내 발매 직전 실시한 IR행사를 통해 렉라자를 연간 1조원대 매출을 내는 글로벌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힌데다, 4개에 달하는 임상을 동시에 진행 중인 만큼 이번 중간결과 발표에 대한 기대가 큰 상태다.

한미약품은 오락솔(진행성 고형암 병용 임상 1상 중간결과), 포지오티닙(변이 비소세포폐암 임상 2상 중간결과), 벨바라페닙(고형암 대상 병용 임상 1b상 중간결과) 등 3가지 물질의 중간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한미약품 고유 플랫폼 기술 '오라스커버리'를 적용해 정맥주사용 항암제 파클리탁셀을 경구용으로 전환한 오락솔은 지난 2011년 490억원 규모로 미국 아네텍스로 이전되며 국산 파이프라인 기술수출 포문을 연 품목이다. 2상 중간 결과 발표에 나서는 포지오티닙 역시 지난 2015년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물질이다. 해당 물질들은 아니지만 최근 3년 사이 사노피와 일라이릴리, 얀센 등 굵직한 빅팜과 체결했던 기술이전 권리가 반환되며 '기술수출 명가' 명성에 흠집이 난 만큼 파이프라인 가치 입증에 중요한 국면이 될 전망이다.



이수앱지스와 브릿지바이오는 이번 학회에서 공개되는 연구결과에 따라 기술수출에 가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수앱지스는 기존 항암제 내성 원인 중 하나인 ErbB3를 타깃으로 한 항암 신약으로 개발 중인 'ISU104'의 임상 1상 최종결과를 발표한다. 3년 연속 행사에 나서는 만큼 이번 발표를 통해 환자 상태 장기데이터를 비롯한 자세한 분석을 제공해 기술수출 등 본격적인 사업화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신약 후보물질 'BBT-176'의 전임상 결과와 임상 1/2상 현황 및 향후 계획 등을 처음 공개한다. 현재 진행 중인 초기 임상 이후 용량 상승시험 완료를 전후로 기술수출 추진을 계획하고 있어 진행상황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밖에 녹십자랩셀 (37,450원 ▼400 -1.06%)은 오는 11월 열리는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CAR-NK 세포치료제 'AB-201'의 전임상 중간결과를 공개한다. AB-201은 자연살해(NK) 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고루 보유한 녹십자랩셀의 차세대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기반 기술인 NK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을 이전 받은 아티바가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아티바는 2019년 녹십자랩셀과 녹십자홀딩스가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한 법인이다. 특히 아티바가 지난 1월 MSD와 약 2조900억원 규모로 CAR-NK 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만큼, AB-201의 연구결과가 향후 기술이전 등의 추가 성과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이슈에 다소 희석된 감은 있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상승세는 글로벌 학회 성과를 기반으로 한 기술수출이 주도해 왔다"라며 "난립하던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사들이 최근 주요 후보군으로 압축된 만큼, 하반기엔 주요 학회를 기점으로 각 사별 주요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재차 부각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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