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시장 품으로"....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숙원 이뤄지나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1.09.0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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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본점우리금융그룹 본점


우리금융지주 (14,050원 ▼70 -0.50%)가 이르면 연내 완전한 민간 금융그룹으로 재탄생해 시장의 품으로 돌아간다. 정부가 9일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잔여 지분(15.13%) 중 최대 10%를 연말까지 매각하기로 하면서다.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정부가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은 사실상 '완전 민영화'한다. 공적자금 투입 후 2001년 우리금융이 설립된 지 꼭 20년 만이다. 증권·보험사 인수 등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우리금융의 성장 전략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우리금융 잔여 지분 매각 공고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15.13%의 우리금융 지분 중 최대 10%를 장기 투자자들에게 연내 매각할 방침이다. 매각 방식은 매각 예정가격을 상회하는 입찰자들 중 가격 순 희망 가격 및 물량대로 여러 명에게 낙찰시키는 '희망수량 경쟁입찰'이다. 우리금융 민영화가 본궤도에 오른 2016년 과점주주를 대상으로 지분을 팔았던 방식이다.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고 입찰 가격이 공자위가 정한 기준가격에 못 미치면 '블록세일'(시간외 대량매매)로 전환한다. 예보는 지난 4월에도 우리금융 보유 지분 2%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해 지분율을 낮췄다.



정부의 바람대로 최대 10%의 지분 추가 매각에 성공할 경우 우리금융의 지배구조는 사실상 민간 금융회사 구조로 완전히 바뀐다. 예보는 지분율이 5.13%로 줄어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고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비상임이사 선임권도 내려놓는다. 현 지분율(작년 말 현재)을 기준으로 예보에 이어 2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9.8%)과 우리사주조합(8.75%)을 제외하면 과점주주 중 IMM PE의 특수목적회사(SPC)인 노비스1호유한회사(5.62%)가 사실상의 단일 최대주주에 오른다.

"20년만에 시장 품으로"....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숙원 이뤄지나
IMM PE 외에 과점주주인 푸본생명(4.00%) 과 한국투자증권(3.77%), 키움증권(3.76%), 한화생명(3.18%) 등이 현재 우리금융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각 규모에 따라 사실상 완전한 민영화가 달성되는 셈"이라고 했다. 매각 성사를 전제로 하면 우리금융이 과점주주 중심의 지배구조, 경영 구조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정부는 이날 매각 공고 후 다음달 8일 잠재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하고 11월 중 입찰 을 끝낼 계획이다. 낙찰자 선정이 이뤄지면 연내 매각절차가 종료된다.

시장에선 실질적인 완전 민영화가 우리금융의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 소유의 공적자금 투입 은행이란 족쇄를 벗는 데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다각화로 성장 전략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대 10%의 대량 지분 매각이지만 장기투자자 유치 효과로 주가하락이 발생할 우려도 낮다.


우리금융은 금융그룹 차원의 시너지와 안정적인 수익 기반 마련을 위해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크다. 지난해 캐피탈과 저축은행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취약점인 증권·보험사 추가 인수도 저울질 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던진 최대 화두도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종합금융 등 기존 자회사들의 시너지 극대화와 증권·보험 강화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민영화 불확실성과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물량 리스크) 이슈 해소, 시장의 불안감 해소로 주가상승이 기대돼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금융은 예보나 매각주관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잠재 투자자 유치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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