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매는 어르신들…"AI은행원이 모실게요"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21.09.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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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장세영 딥브레인AI 대표 "2년 내 AI 유니콘 성장 목표"

장세영 딥브레인AI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장세영 딥브레인AI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내 목소리와 영상을 학습해 개발된 인공지능(AI) 아바타가 내 대신 일한다면 어떨까. 영화 속 기술이 아니다. 국내 AI기술로 이미 김주하 AI 앵커가 방송국에서 뉴스를 전하고 있고 중국의 베이징TV와 칭하이방송의 의뢰로 AI아나운서가 개발되고 있다.

국내 AI 영상합성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2016년 7월에 설립된 딥브레인AI가 2019년초 문재인 대통령을 AI로 합성해 선보이며 미국, 중국에 이어 3번째로 '대화형 AI' 상용화에 성공했다. 대화형 AI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언어와 음성, 영상을 분석하고 사람처럼 말하는 AI를 말한다. 딥브레인AI가 개발한 AI는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장세영 딥브레인AI 대표(42)는 "딥브레인AI가 개발한 딥러닝 영상합성은 텍스트 입력만으로 실제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실시간 영상합성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현재 딥브레인AI가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경쟁사는 2곳...영상합성기술은 최고"
장 대표는 경쟁사로 중국 심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21조원 규모의 음성인식 AI업체 아이플라이텍(신비정보)과 영국의 신서시아(Synthesia)를 꼽았다. 하지만 영상합성기술만큼은 딥브레인AI가 세계 최고라고 자신한다.



장 대표는 "영상합성기술을 상용화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아이플라이텍과 신서시아 그리고 딥브레인AI 이렇게 3개사를 꼽는다"며 "중국은 2018년 AI 아나운서를 먼저 선보였지만 지난 8월초 중국 대형 방송사인 베이징방송과 칭하이방송이 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딥브레인AI"라고 강조했다. 딥브레인AI는 칭하이방송에 2명, 베이징방송에 1명의 AI 아나운서를 제작해 공급할 예정이다. 각 방송사는 올 하반기 뉴스, 생활 프로그램 등에 AI 아나운서를 활용할 예정이다.

영상합성기술은 누가 우위에 있는지 쉽게 드러난다. AI휴먼의 경우 말하는 입모양은 물론 표정과 움직임 등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단박에 알 수 있어서다. 장 대표는 "자체 개발한 GAN(Vid2Vid with Voice) 기술로 더 정확하고 자연스러운 입 모양을 만들수 있다"면서 "특히 초기에는 입술 모양만 움직였다면 이후 치아가 드러나고 혀도 보이는 등 말할 때 움직임이 점점 자연스럽게 발전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 지키는 AI은행원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에 있는 'AI 체험존' /사진제공=KB금융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에 있는 'AI 체험존' /사진제공=KB금융
딥브레인AI가 개발한 AI아나운서를 만날 수 있는 곳은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에 있는 'AI 체험존'이다. 이곳에는 3개의 키오스크가 있는데 이중 하나가 김현욱 전 아나운서를 모델로 개발된 AI은행원이다. "IRP 상품을 가입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AI은행원은 바로 관련 내용과 필요서류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딥브레인AI는 이 키오스크가 지점에 실제 설치될 경우 KB금융 (79,300원 ▲2,700 +3.52%)에서 지정한 AI모델을 새로 적용하고 상품 안내는 물론 번호표 뽑는 것부터 화장실 위치와 날씨까지 안내하는 기능을 추가해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다. 기술에 취약하면서 지점을 가장 많이 찾는 노년층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 대표는 "AI휴먼을 상용화한지 1년6개월 됐다"면서 "앞으로 대규모 투자를 받은 후발업체들이 계속 나오겠지만 우리는 더 자연스럽고 빠르게 반응하는 AI휴먼으로 계속 고도화하며 더 앞서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딥브레인AI가 AI 영상합성 분야에서 국내·외 출원·등록한 지적재산권은 총 94건에 달한다.

딥브레인AI의 고객사는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최근 무인점포에 안내직원으로 AI키오스크를 설치한 세븐일레븐까지 20여개사에 육박한다.

"유니콘 이어 세계에서 가장 큰 AI회사로 키울 것"
딥브레인AI는 최근 사명을 변경하고 5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으며, 사옥을 옮겨 연구개발자 중심의 경력직원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연말쯤엔 직원 수가 두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장 대표는 "초기엔 KB국민은행 등 주로 금융사를 위한 AI키오스크와 챗봇 등을 개발했기 때문에 사명을 머니브레인으로 정했으나 지금은 AI화상상담, AI아나운서, AI쇼호스트, AI영상합성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AI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사명도 변경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AI아나운서 수출 외에 대형 프로덕션 업체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I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보하이(BOHAI)은행 등에는 KB금융처럼 키오스크 형태로 실시간 대화형 AI상담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딥브레인AI가 요즘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건 미국 진출이다. 미국 AI 전문기업 베리톤 등에 각종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용 AI 이모티콘 앱도 출시했다. 장 대표는 "가벼운 AI영상합성 서비스로 사진을 올리면 10개 정도의 이모티콘을 만들어주는 베타서비스를 내놨다"며 "K팝 스타를 이모티콘으로 쓸 수 있어 미국내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앞으로 메타버스,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누구나 쉽게 AI동영상을 합성하고 AI휴먼과 대화할 수 있는 글로벌 AI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장 대표는 "2년내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으로 성장한 후 세계에서 가장 큰 AI회사로 우뚝 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매는 어르신들…"AI은행원이 모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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