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기획사의 걸그룹 각축전, 피 튀긴다

머니투데이 한수진 기자 ize 기자 2021.09.0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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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하이브, YG, JYP사진제공=하이브, YG, JYP


올 하반기 대형 기획사 간의 각축이 예상된다.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에서 걸그룹 론칭을 발표하며 이목을 집중 시킨 것. 오랜만에 걸그룹을 론칭하는 하이브엔 적지 않은 호기심이, 인기 걸그룹을 여럿 배출한 JYP와 YG엔 여전한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하이브는 전신인 빅히트뮤직을 비롯해 산하 레이블까지 걸그룹이 전무하다.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 소속이었던 여자친구가 지난 5월 전속계약 만료와 함께 공식 해체되면서 유일하던 명맥이 끊겼다. 최근 또 다른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에서 프로미스나인을 영입하긴 했으나 4년차임에도 인지도가 애매해 여자친구를 대신할 뚜렷한 대체안이 되지 못할 거라는 평가다.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주인공은 쏘스뮤직과의 합작으로 준비 중인 일명 '민희진 걸그룹'이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소녀시대, 에프엑스, 레드벨벳 등 인기 걸그룹을 키워낸 민희진 CBO(브랜드총괄)이 제작하는 걸그룹이라 불리는 가칭이다. '민희진 걸그룹'은 민 CBO가 컨셉트를 비롯한 전반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팅과 브랜딩 전반을 담당하고, 방시혁 빅히트 의장이 음악 프로듀싱을 비롯한 제작 총괄에 나선다. 하이브는 이 걸그룹 제작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7개국 16개 도시에서 오디션을 진행했다. 아직 자세히 알려지진 않았으나 업계에선 실력과 외모를 두루 갖춘 재원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사쿠라(왼쪽) 김채원, 사진출처=스타뉴스 DB사쿠라(왼쪽) 김채원, 사진출처=스타뉴스 DB


특히 이 걸그룹은 아이즈원 출신인 미야와키 사쿠라와 김채원의 합류설로도 화제다. 하이브에선 어떤 공식 입장도 내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합류가 유력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최근 사쿠라의 국내 입국 당시 경호팀이 방탄소년단의 경호팀과 같다는 한 매체의 단독 보도가 나오며 이러한 '설'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만일 '민희진 걸그룹'에 아이즈원 멤버까지 합류한다면 이들의 팬덤을 흡수한 거대 몸집의 '괴물 신인 걸그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명실상부 현 걸그룹 원톱 블랙핑크를 보유한 YG도 이르면 하반기 신인 걸그룹을 론칭한다. 블랙핑크 이후로 YG에서 5년만에 선보이는 걸그룹이다. 2NE1, 블랙핑크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신인 걸그룹에 대한 정보는 베일에 싸여있다. 허나 지난해 YG가 특허청에 '베이비 몬스터스' 국영문 이름을 상표로 등록하고 지난 3월 출원 절차까지 밟아 팀명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멤버들의 나잇대가 어리다고 알려진 이 걸그룹은 2NE1, 블랙핑크와는 상반된 컨셉트인 상큼, 청량함을 지닌 하이틴 계열의 색깔을 띨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22년 2월 데뷔 예정인 JYP 새 걸그룹 멤버들, 사진제공=JYP2022년 2월 데뷔 예정인 JYP 새 걸그룹 멤버들, 사진제공=JYP

신비주의 전략의 하이브나 YG와 달리 JYP는 새 신인 걸그룹의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서 팀명은 물론이고 멤버 하나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서 앨범 선주문을 받는 획기적 프로모션을 펼친 JYP는 이 앨범으로 벌써 6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난달부터는 순차적으로 멤버들을 공개 중이다. 8월 지니, 지우, 규진의 퍼포먼스 영상을 공개하며 새 걸그룹의 윤곽을 드러낸 데 이어 최근 또 다른 멤버 설윤의 퍼포먼스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지니, 지우, 규진의 영상은 공개 닷새 만에 조회 수 100만 건을 돌파했고, 설윤의 영상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짤'로 퍼지며 '역대급 걸그룹 멤버 미모'라는 태그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내년 2월 데뷔 예정이지만 앞선 두 기획사 보다 빠르게 윤곽을 드러내며 기대감을 심고 있다.

이들 기획사는 이미 다수의 대형 아이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비슷한 시기에 걸그룹을 론칭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건 표면적으로만 봐도 득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하이브의 경우는 보이그룹 색이 더 강한 기획사다. 계속 그렇게 흘러가다 보면 레이블의 색깔이 한쪽으로 굳어질 수 있다"며 "보이그룹과 달리 걸그룹은 다양한 팬층에 대한 접근성이 좋다. 보이그룹이 팬덤을 기반으로 한다면, 걸그룹은 대중성을 기반으로 활동력을 가진다. 인기 걸그룹 확보는 더 많은 대중에게 레이블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면서도 친근감을 형성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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