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크라운 현실화' 미란다, 역대 딱 3명뿐 모두 'MVP'

스타뉴스 김동영 기자 2021.09.0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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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잠실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를 펼친 두산 아리엘 미란다. /사진=뉴스18일 잠실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호투를 펼친 두산 아리엘 미란다. /사진=뉴스1


두산 베어스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2)가 리그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10년 만에 '트리플 크라운'이 보인다. 그만큼 페이스가 좋다. 현 시점에서 달성 가능한 가장 유력한 선수이며, 도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달성한다면 'MVP'도 충분히 가능하다. 과거 달성자는 모두 MVP에 선정됐다.

미란다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의 완벽투를 펼쳤고,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은 미란다의 호투를 앞세워 7-1의 승리를 거뒀다. 4연패 후 2연승이다. 분위기를 바꿨다.



이날 승리를 통해 미란다는 시즌 12승을 달성했다. 리그 다승 공동 선두다. 에릭 요키시(키움)-원태인(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같은 날 원태인도 선발로 나섰으나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이미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은 1위였다. 평균자책점 2.38을 만들고 있었다. 이날 기록을 더해 2.33으로 낮췄다. 여기에 탈삼진은 '압도적'이다. 경기 전까지 155삼진을 뽑고 있었고, 이날 9개를 더해 164개가 됐다. 공동 2위 윌머 폰트(SSG)-라이언 카펜터(한화)의 131개보다 30개 이상 많이 잡았다.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타이틀을 모두 따내면 '트리플 크라운'이다. 역대 딱 3명만 만든 기록이다. '국보'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두 번 달성했다. 1986년 24승-평균자책점 0.99-214탈삼진을, 1989년 21승-평균자책점 1.17-198탈삼진을 일궈냈다.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한화 이글스 시절 류현진-KIA 타이거즈 시절 윤석민(왼쪽부터). 선동열 전 감독은 1986년과 1989년, 류현진은 2006년, 윤석민은 2011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리고 모두 그 해 MVP에 등극했다. /사진=OSEN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한화 이글스 시절 류현진-KIA 타이거즈 시절 윤석민(왼쪽부터). 선동열 전 감독은 1986년과 1989년, 류현진은 2006년, 윤석민은 2011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리고 모두 그 해 MVP에 등극했다. /사진=OSEN
이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이 신인 시절이던 2006년 품었다. 18승-평균자책점 2.23-204탈삼진을 찍었다. 5년 후인 2011년 KIA 윤석민이 17승-평균자책점 2.45-178탈삼진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승률왕(0.773)까지 차지해 4관왕이었다.

10년이 흐른 2021년 미란다가 대기록에 도전한다.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되고, '5호' 기록이 된다.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추격하는 입장이었다. 평균자책점에서 1위를 달리던 백정현(삼성·2.54)이 한 번 삐끗하는 사이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다승도 조금 부족했으나 어느새 공동 1위다.


이렇게 되면서 미란다가 사실상 유일한 트리플 크라운 도전자가 됐다. 현재 세 부문 모두 1위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탈삼진에서 대적할 선수가 딱히 없기 때문이다.

탈삼진은 올 시즌이 문제가 아니다. '역대'를 논한다.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1984년 기록했던 223탈삼진을 뛰어넘을 기세다. '넘사벽'이다. 이렇게 탈삼진 부문을 '꽉' 잡고 있기에 유리하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지금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한다면 대기록 작성이 가능하다.

동시에 미란다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다면 리그 MVP도 가까워진다. 역대 달성자 선동열-류현진-윤석민 모두 해당 시즌 정규시즌 MVP의 영광을 누렸다. '보증수표'인 셈이다.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 시즌이 끝나봐야 알 수 있지만, 이 추세면 미란다가 MVP에 가장 근접한 선수라 봐도 크게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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