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된 메타버스, 운용사 4곳 ETF로 '승부수'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1.09.09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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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된 메타버스, 운용사 4곳 ETF로 '승부수'


국내 운용사들이 메타버스 펀드에 이어 ETF(상장지수펀드)로 승부수를 띄운다. 이르면 이달 안에 국내 운용사 4곳이 준비한 메타버스 ETF 4종이 거래소에 동시 상장된다. 국내에서 메타버스 ETF가 출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아가 글로벌 메타버스 ETF 출시를 검토하는 운용사도 생겨나고 있다.

8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삼성, KB, NH-아문디자산운용 등 자산운용 4곳은 메타버스 관련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ETF 출시 계획을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현재 상장 심사를 받고 있으며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메타버스 ETF 4종이 상장될 예정이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2019년 50조원이던 메타버스 경제가 2025년 540조원, 2030년 1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메타버스는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주식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테마다.

지난 6월 선보인 메타버스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의 경우 출시 두 달여만에 약 1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월 14일 출시된 KB글로벌메타버스경제 펀드의 설정액 규모는 528억원이고 6월 말 나온 삼성글로벌메타버스 펀드는 683억원을 기록 중이다.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2.5~3%로 같은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2.11%) 및 해외주식형 펀드(0.48%) 평균 수익률을 앞선다.



메타버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메타버스 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ETF는 펀드보다 매매가 간편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더 인기가 높다.

메타버스 ETF는 인터넷 플랫폼, 게임,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에 투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엔씨소프트, 카카오, 하이브, 펄어비스, 와이지엔터, 넷마블, 자이언트스텝 등이다.

미래에셋·KB·NH-아문디자산운용은 패시브 ETF를, 삼성자산운용은 액티브 ETF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에프앤가이드메타버스테마지수, KB는 iSelect메타버스지수, NH-아문디는 에프앤가이드 K-메타버스MZ지수를 추종한다. 구성 종목은 큰 차이가 없다. 삼성자산운용은 펀드매니저가 일정 수준 자율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 ETF를 준비 중이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 운용실장은 "미국보다도 한국의 투자자들 사이에서 메타버스 투자 인기가 더 뜨겁다"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메타버스 펀드를 선보인데 이어 메타버스 ETF도 가장 빨리 출시하기 위해 일찌감치 상품 출시를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국내에 메타버스 관련 종목이 적다보니 운용사들은 국내 투자 상품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메타버스 ETF 출시도 추진 중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미국에 상장된 메타버스 기업에 투자하거나 미국 메타버스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자체적으로 글로벌 메타버스 지수를 개발하려는 운용사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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