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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저하에 따른 TV 위기론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KBS 드라마 '첫사랑'이 65.8%라는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고 2000년대에도 KBS '태조왕건(60.2%), SBS '파리의연인(57.6%) 등이 시청률 대박을 쳤지만, 최근에는 황금시간대에도 10% 달성이 어렵다. SBS '펜트하우스가' 매번 10~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자 시즌마다 '흥행 보증수표' 취급을 받는 이유다.
시청률 저하=TV영향력 감소가 맞나?
/사진=황성연 닐슨코리아 박사 '통합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미디어 정책 재설계' 세미나 발제
최근 한국언론학회와 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진행한 세미나에서 황성연 닐슨코리아 박사는 가구 시청률의 하락은 방송의 영향력 감소와 함께 사회전반의 변화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황 박사는 "가구 시청률이 지속 하락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시청률 저하로 주류 방송이 위기란 우려가 나오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시청률은 가구 단위 시청량을 집계해 가구수로 나누는데, 시청가구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바람에 시청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황 박사는 "20년 전 평균 가구원이 5명정도였는데, 최근엔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줄었다"며 "가구원 수가 줄어드는 이유가 가구 수가 늘어나기 때문인데, 결국 TV 시청률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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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증가·2030 서울行, 시청률 감소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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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대다수는 학업이나 직장 등의 이유로 서울에서 생활한다.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수도권 청년층(15~34세)의 1인가구 비율이 35%로 지방 청년 1인가구(13.8%)를 크게 상회했다. 이들의 경우 부동산 폭등, 취업난 등으로 주거·생활 패턴이 불안정해지며 TV를 보기 힘든 환경에 놓이게 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0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TV 미보유 가구의 70%가 1인 가구로, 이들 상당수가 30대 이하였다.
유튜브 등에서 각 방송·제작사들이 인기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숏폼 형태로 만들어 내놓는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것도 TV를 시청하지 못한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고려하면 시청률 저하로 TV 영향력이 감소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황 박사는 "젊은 세대의 TV 시청시간을 보면 TV를 보는 사람들의 시청시간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한 번이라도 TV를 본 사람들의 시청시간'을 따져보면 줄어드는 양태를 보인다"며 "TV를 정말 보기 싫어서 안 보는 사람도 있지만, 혼자 살아서 TV가 없거나 업무 등의 문제로 TV시청 기회가 줄어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