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인수 거부했던 LX하우시스, 왜 다시 뛰어드나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1.09.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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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자재시장 1위 기업 LX하우시스 (39,900원 ▲1,000 +2.57%)가 가구시장 1위 기업인 한샘 (52,000원 ▼100 -0.19%) 인수전에 뛰어든다. 수년전 한샘이 지분을 사달라며 매수 의사를 타진했을 때 거리두기를 했던 LX하우시스가 뒤늦게 인수전에 합류한 배경을 두고 관심이 모아진다.

불붙은 한샘 인수전...유통기업에 건자재 1위도 가세
7일 가구·인테리어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 7월 조창걸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 30.21%를 IMM 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장 예상가격은 약 1조5000억원으로, 조 명예회장 일가는 이 금액을 넘겨받고 최대주주에서 물러난다는 시나리오다.



시장 반응은 뜨겁다. 연매출 2조원을 넘어서는 가구 1위 기업의 시장 장악력을 활용해 다양한 신사업을 펼칠 수 있는 까닭이다. 신세계, 롯데쇼핑이 등이 공동출자 요청에 나선데 이어 지난 6일 LX하우시스가 공동출자 요청을 하면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LX하우시스가 투자하는 규모는 3000억원이다. 참여가 확정될 경우 한샘 지분 약 6%를 확보할 수 있게된다.

앞서 한샘은 2019년 전후로 조 명예회장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 위해 주요 가구·건자재 기업들을 만나 의사를 타진해왔다. 특히 LX하우시스(옛 LG하우시스)와는 거래 직전까지 간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시엔 경영권을 포함된 매각이 아닌 지분 일부 매각으로 진행되면서 결국 거래가 무산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IMM이 진행하는 이번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엔 전략적 투자자(IS)로서 시장 지배력을 누릴 수 있다. 회사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리모델링, 부엌 등 한샘이 보유한 독보적인 가구 인테리어 시장 장악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샘 인수 거부했던 LX하우시스, 왜 다시 뛰어드나
결국은 돈...등장과 함께 롯데와 양강구도

LX하우시스가 수년전 한샘이 타진한 주식매입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높은 가격 때문이었다. 당장 시너지를 내기 힘든 상황에서 수천억원의 돈을 쓸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2017년 연매출 2조원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한샘의 성장성에 의문이 커진 점도 매입을 결정하기 어려운 배경이었다.

LX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부문의 실적 부진도 매입을 주저하게 된 이유로 꼽힌다. 적자폭이 늘어나자 LX하우시스는 관련 사업부 매각을 결정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과의 거래가 결렬되면서 실탄 확보에 차질이 빚어졌다. 당시 해당 사업부 매각가는 3000억원으로 거론됐다.


뒤늦게 LX하우시스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은 한샘을 내줄 경우 건자재 시장에서의 지위가 대폭 약화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롯데의 경우 제일모직 케미칼사업부분을 인수해 출범한 롯데첨단소재가 인테리어 부분에서 가장 굵직한 인조대리석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주택사업 부문 강자인 롯데건설을 통해 한샘을 B2B 시장 강자로 키워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까사미아를 인수한 신세계 역시 한샘의 전략적 투자자가 되면 LX하우시스의 시장 장악력도 약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X하우시스가 뒤늦게 한샘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시장 1위 지배력이 희석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면서도 "시너지를 고려할 때 전략적 투자자로서 가장 매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샘 인수 거부했던 LX하우시스, 왜 다시 뛰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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