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들이 모인다'···한때 재계 10위권 (주)STX의 절치부심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9.08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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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들이 모인다'···한때 재계 10위권 (주)STX의 절치부심


(주)STX(이하 STX)가 친환경 선박관리, 연료전지,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신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 때 재계 순위 10위권대에 들었던 시절의 경험을 갖춘 멤버들이 속속 모이며 그룹 재건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동환 STX 전무가 지난 6월 STX에 합류해 사업총괄을 이끌고 있다.

오 전무는 2005년~2011년 STX, 2012~2014년 STX조선해양에서 근무했다. 이 기간 회장 비서실장, 전략사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친 'STX맨'으로 분류된다. 그룹 해체 이후 2017~2021년에는 이수그룹에서 근무했다.



오 전무의 영입과 함께 STX는 사업총괄직을 신설, 향후 신규 사업 기획, 경영 관리, 미래 전략 구상 등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올 초에는 이미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사업부문을 성장사업부문과 전략사업부문으로 이원화해 조직의 의사결정 효율화를 높여뒀다.

올 해 STX 그룹사 시절의 '원년 멤버'로서 STX 및 계열사에 합류한 인사는 오 전무 외에도 김성욱 경영기획팀장, 전영찬 피케이밸브 대표이사 등이 있다. 전 대표는 올해 4월 피케이밸브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전 대표도 대림코퍼레이션, 남강그룹, STX영양풍력, STX에너지 등을 거치는 등 그룹에 몸 담았던 이력이 있다.

이들 영입 인사들은 능력 뿐 아니라 STX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력을 바탕으로 향후 그룹이 다양한 신사업을 확장해 안착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STX는 옛 STX 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였다.

조선(STX조선해양), 해운(STX팬오션) 등을 거느리며 한 때 재계 20위권 안까지 올랐지만 2008년 금융위기 및 조선업황 악화 등을 겪으며 내리막길을 겪었다. 결국 그룹 해체 수순에 돌입했고 STX는 2018년 대주주가 기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 AFC코리아로 변경됐다. AFC코리아는 중국계 사모펀드 AFC의 한국 운용사로 중국 자본이 국내 무역상사를 인수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새 주인을 맞은지 3년이 지난 STX는 최근 재무구조 개선 및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신사업 확장으로 재기를 도모한다.

STX는 현재 글로벌 전문 상사로 자리매김해 무역 및 계열사 투자 등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로는 선박관리 등을 진행하는 STX마린서비스, 산업용 밸브 제조업체 피케이밸브, STX리조트 등이 있다.

STX는 지난해 국내 1위 산업용 밸브 전문기업으로 꼽히는 피케이밸브를 인수해 사업 지평을 넓혔다. STX의 글로벌 네트워크, 선박관리 사업 등과의 시너지가 기대됐고 무엇보다 피케이밸브가 보유한 LNG선용 초저온 밸브 기술력은 친환경 시대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었다.

STX는 이 외에도 연료전지 등 수소 비즈니스, 이에 기반한 스마트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신사업 분야를 구상중이다. 지난 6월 서강대와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그리드와 ESS 적용 전력 산업용 에너지 관리 시스템, 빅데이터 활용 지능화 밸브, 수소용 밸브 및 기자재 기술 개발을 상호 협력키로 했다.

7월에는 두산퓨얼셀과 손잡고 연료전지 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CCUS(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 사업, 트라이젠 연료전지를 활용한 충전소 보급 사업 분야에서 협력한단 내용이다. STX가 에너지, 원자재 수출입, 해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갖춘 점이 향후 양사 협력 사업의 글로벌 확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현재 그리는 미래 청사진을 수익으로 직결시키는 문제는 향후 STX가 풀어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STX는 연결기준 매출액(영업수익)이 지난 2019년 1조4637억원, 지난해 9756억원, 올해 반기 기준 39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28억원에서 2020년 -4억93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고 올해 반기 기준 영업손실액은 약 60억원이다.

지난 달 초,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를 진행해 384억원의 신규재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는데 STX는 이를 전액 채무상환에 활용한다 밝혔다.
STX 측은 "부채상환은 신용장 한도 확대로 이어져 기존 사업 매출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대외신인도 향상으로 이어져 결국 신사업 추진을 위한 추가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번 유상증자가 STX의 성장성 확대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향후 신사업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한 투자도 계획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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