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조 증발"…엔씨, '블소2' 리니지色 빼고 주가부양 나선다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1.09.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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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씨소프트/사진=엔씨소프트


올 하반기 야심작 '블레이드&소울'(블소2)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자 엔씨소프트가 부랴부랴 뒷수습에 나섰다. 블소2에서 '리니지'식 게임요소를 없애는 동시에,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도 매입한다.



7일 블소2 공식 커뮤니티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오는 8일부터 게임 내 보스 몬스터의 체력을 표기하기로 했다. 그동안 전투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몬스터의 체력을 나타내지 않았으나, 보스의 상태를 파악할 수 없어 도전 의욕이 떨어진다는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앞으로는 보스의 체력을 바(bar) 형태로 표기한다는 방침이다.

또 몬스터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일반 이용자가 피해를 입는 시스템도 없애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광역 무공이 많은 블소2 특성상 의도하지 않은 경우에도 상대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라며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적'으로 간주된 대상을 공격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기본 광역공격으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를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스 몬스터의 체력을 나타내지 않고, 몬스터에 대한 공격이 일반 이용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한 건 리니지의 대표 시스템 중 하나다. 블소2가 이용자들로부터 '무늬만 다른 리니지'라는 혹평을 받자 리니지식 게임 요소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두 시스템은 이용자들의 건의가 가장 많았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개편에도 60만원선 붕괴 임박…자사주 매입 '강수'
'블소2' 출시 전날인 8월 25일부터 9월 7일까지 엔씨소프트 주가 그래프. /사진=한국거래소'블소2' 출시 전날인 8월 25일부터 9월 7일까지 엔씨소프트 주가 그래프. /사진=한국거래소
엔씨소프트는 블소2 흥행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황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엔씨소프트는 블소2 출시 전인 지난달 25일 대비 26% 감소한 6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1만2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약 2주 만에 4조8518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면서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했다. 이대로 가다간 60만원선도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게임 출시 이틀 만에 이용자 불만이 높았던 과금 시스템을 개편하고, 일주일 후엔 이용자가 높은 등급의 보상을 얻고 무공을 더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게임을 업데이트했다. 덕분에 블소2는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가 11위에서 4위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이어진다.

이에 회사측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다.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 하락을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8일부터 12월 7일까지 1899억원 규모의 자사주 30만주를 장내매수한다. 취득가는 전날 종가 63만3000원에 취득예정 주식수를 곱한 금액으로,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취득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

엔씨소프트 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을 위한 결정"이라며 "시장과 주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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