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해서 내가 치웠다"…방치된 음식 쓰레기에 분노한 부산대생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1.09.0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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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과 6일 부산대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글./사진=에브리타임지난 5일과 6일 부산대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글./사진=에브리타임


부산대학교 내 벤치에 방치된 먹다 남은 배달 음식을 한 재학생이 "창피한 마음에 직접 치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부산대 에브리타임에는 '이건 좀'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는 "학교 안이던데"라는 내용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여러 명이 시켜먹은 것으로 보이는 중국 음식과 그릇, 쓰레기들로 가득 찬 벤치의 모습이 담겼다. 벤치 옆의 경계석과 바닥에도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음식을 먹고 쓰레기를 버린 이가 재학생인지, 외부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글을 캡처한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확산됐고 누리꾼들은 "무슨 생각이냐", "양심 없다" 등 비판에 나섰다.



결국 쓰레기를 치운 건 음식을 먹은 이가 아닌 해당 대학 재학생으로 전해졌다. 부산대 에브리타임에는 지난 6일 또 다른 글이 올라왔다.

자취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경통대(경제통상대학) 옆 음식물 쓰레기 치웠다"며 "다른 마음보다 창피함이 커서 쓰레기를 치우고 왔다. 음식물 쓰레기는 종량제(쓰레기봉투)에 안 버리고 따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사진에서는 쓰레기가 가득했던 벤치 주변이 말끔하게 청소돼 있었다.

그는 추가 글을 올려 "무작정 쓰레기를 들고 왔는데 저희 원룸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는 통이 꽉 차 있어서 고민했다"며 "실례인 걸 알지만 방법이 없어 북문 편의점 근처 치킨집에 음식물을 처리해도 되는지 허락 맡고 플라스틱과 분리해서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치킨집) 상호를 공개하면 홍보처럼 보일 것 같아서 위치만 밝히겠다"며 "괜한 갈등을 조장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얼마나 부끄러웠으면 저 학생이 직접 치웠겠냐", "최소 대여섯명은 되는 것 같은데 그중 제대로 된 사람이 없을 수 있냐", "학교 측에서 CCTV로 쓰레기 버린 사람 찾아야 한다", "쓰레기 치운 학생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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