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GS, 수소·배터리 합작추진.. 새 그린뉴딜 동맹 나왔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09.0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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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GS그룹이 수소·배터리·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망라하는 미래 신사업 전반에 걸쳐 협력에 나선다.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JV)을 설립키로 하고, 수소사업에 대해서는 협력을 위한 별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철강과 정유를 관통하는 중화학 동맹의 탄생이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7일 오후 역삼동 GS타워에서 최고경영진을 대동하고 배터리 재활용과 뉴모빌리티, 수소, ESG, 벤처, 친환경 등 총 5개 분야에 대한 신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전폭협력, 도시광산 캐낸다
포스코-GS, 수소·배터리 합작추진.. 새 그린뉴딜 동맹 나왔다


최우선 협력과제는 배터리 재활용과 뉴모빌리티다. 배터리재활용은 사실상 도시광산 사업이나 마찬가지다. 쓰고 남은 배터리에서 리튬과 코발트 등 희유금속을 회수해 다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 5월 화유코발트사와 합작으로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하고 이차전지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스크랩을 주원료로 활용하는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9년에는 폐배터리 발생량이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랩 발생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폐배터리를 어떻게 회수해 활용하느냐에 대한 중요성이 더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다.

GS그룹이 보유한 자동차 정비 및 주유, 글로벌 네트워크는 폐배터리 재활용에 최적의 조건이다. GS는 이를 활용해 배터리 리사이클링 원료공급을 위하여 포스코그룹과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양사는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형배터리(BaaS) 사업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GS에너지가 투자 중인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폐배터리를 정비, 재사용 또는 재활용 여부를 판단하는 사업이다.


미래사업 핵심 수소에도 맞손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 우측 두번째)이 27일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성형탄공장을 방문해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제공=포스코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 우측 두번째)이 27일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성형탄공장을 방문해 현장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제공=포스코
수소사업 분야에서는 해외프로젝트 공동 참여 및 신규 수요처 발굴 등 블루(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별도 포집)·그린(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 제로)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및 활용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협력한다.

이를 통해 양사의 수소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이미 철강 생산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이와 함께 수소 대량생산도 추진 중이다.

GS그룹 역시 탄소중립 원유 도입 등 저탄소 녹색성장에 주목하며 수소를 주력 사업부문 중 하나로 정한 상태다. GS칼텍스를 통해 수소충전소를 포함한 복합스테이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양사는 이날 이를 바탕으로 GS에너지 에너지자원사업본부장과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이 수소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친환경 바이오 사업'분야에서는 GS칼텍스의 바이오 연료 생산기술 및 판매 인프라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팜(palm, 야자나무) 농장 및 가공 설비를 활용하여 팜 정제유 사업 확대 및 재생 원료 기반의 바이오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연료 사업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그 외에도 양 그룹이 보유한 벤처 투자 인프라를 활용한 이차전지 및 수소 분야 유망기업 공동발굴, 주요 사업장 탄소저감 활동 추진 등 ESG 경영을 포함해 폭넓은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린뉴딜 연이은 동맹, 왜

허태수 GS회장(왼쪽)이 17일 GS남촌리더십센터에서 열린 제2회 GS임원포럼에 참석해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방안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제공=GS허태수 GS회장(왼쪽)이 17일 GS남촌리더십센터에서 열린 제2회 GS임원포럼에 참석해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방안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제공=GS
포스코와 GS그룹 간 그린뉴딜 동맹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국내 대기업 간 합종연횡의 한 단면이다. 최정우 회장과 허태수 회장은 물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을 중심으로 배터리·모빌리티, 수소동맹이 속속 체결되고 있다.

이는 그린뉴딜사업이 한 사업영역에 국한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완성차 업체가 수소차와 전기차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배터리와 모빌리티용 수소탱크, 전장부품 등이 필요하다. 완성차를 생산한다 해도 수소충전소와 대규모 수소공급망이 없다면 고철에 불과하다.

모빌리티기술과 IT기술, 에너지기술, 철강과 탄소섬유 등 소재기술이 어우러지지 않으면 그린뉴딜 사업의 구체화가 어렵다는 의미다. 포스코와 GS그룹 간 이날 사업협력도 같은 맥락에서 의미가 크다.

양 그룹은 경영진이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실무진간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최정우 회장은 "양 그룹 간 협력이 국가 차원의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태수 회장은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자산 그리고 탄탄한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해 나간다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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