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곳 없다" 英 슈퍼리치...1.6조원 '통큰 베팅' 결심한 사업 뭐기에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1.09.0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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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00억달러 뱀포드 가문 상속자 '하이캡 펀드' 설립…수소 관련 투자 준비

영국의 억만장자 가문 상속자인 조 뱀포드/사진=HYCAP펀드영국의 억만장자 가문 상속자인 조 뱀포드/사진=HYCAP펀드


세계 최대 건설장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영국의 억만장자 '뱀포드(Bamford)' 가문이 수소 사업에 10억파운드(약 한화 1조6000억원)를 투자한다. 수소가 향후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분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다양한 투자사업에 나서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뱀포드 가문 후계자인 조 뱀포드(43)가 스위스계 헤지펀드 고텍스펀드메지니먼트홀딩스 공동설립자인 막스 고튜샬크(49)와 함께 '하이캡(HYCAP) 펀드'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이 펀드는 총 10억파운드 조달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미 2억파운드(32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공동 설립자 가문들 외에 연금펀드 등도 자금을 넣었다. 이 펀드 본사는 룩셈부르크에 있으며 영국에서 주로 운영되는데 이미 30여개 투자처를 물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세계 최대 굴착기 제조사인 JCB를 소유한 뱀포드 일가는 약 100억달러(11조6000억원)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수소의 미래 사업성에 주목…"자금 75% 영국에 투자"
영국이 유럽연합(EU)을 공식 탈퇴한 지난 2020년 1월 3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한 대학의 산업센터를 방문해 수소연료 시제품 승용차를 탑승하고 있다./사진=AFP통신영국이 유럽연합(EU)을 공식 탈퇴한 지난 2020년 1월 3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한 대학의 산업센터를 방문해 수소연료 시제품 승용차를 탑승하고 있다./사진=AFP통신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슈퍼리치' 가문이 수소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미래 사업성 때문이다. 영국은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수소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총 40억파운드(6조4000억원) 규모 수소 생산 투자에 나서고 관련 일자리 9000개를 만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

뱀포드는 "금융계에서도 친환경 이슈는 최대 화두지만 현실에서 투자처를 찾기는 쉽지 않다"며 "특히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수소 분야에선 투자할 만한 상품이 많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직접 사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가문은 최근 수소 사업에 1억파운드(1600억원)을 투자했으며 앞으로 더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뱀포드는 아버지인 앤서니 뱀포드가 운영하는 JCB에서 업무 역량을 쌓다가 5년 전부터는 수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수소로 운영하는 2층 버스 제조업체와 연료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뱀포드는 앞으로 수소가 세계 경제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HYCAP 펀드 자금의 75%를 영국에 투자해 글로벌 수소 생태계에서 영국이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HYCAP 펀드 공동 설립자인 고트샬크는 "우리의 펀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국의 수소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올 연말까지 HYCAP펀드의 2차 기금 모금을 마감하고 몇 달 안에 첫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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