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1701명 전사 했는데…중공군 영웅담 영화, 상영 허가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2021.09.07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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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유튜브 캡처


중국과 북한의 입장에서 6·25 전쟁을 해석한 중국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원제 '금강천')가 정부의 상영 허가를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 따르면 영화 '1953 금성 대전투'는 지난달 30일 심의를 거쳐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이 영화는 중국 배우 오경과 장역 등이 주연을 맡아 한화 약 1000억원을 들여 제작됐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0월에 개봉했다. 이 영화는 경기도 일산시에 주소지를 둔 (주)위즈덤필름이라는 회사가 등급 분류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3 금성 대전투'는 극장 개봉용이 아닌 비디오용으로 심의를 마쳤다. VOD 서비스를 통해 관람할 수 있으며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는 오는 16일부터 볼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포털에 소개된 영화 줄거리를 보면 '6·25 전쟁 끝 무렵인 1953년 여름, 40만 명이 넘는 미군과 중공군이 금강산 금성 돌출부를 두고 최후의 전투를 준비한다'고 돼 있다.

영화는 1953년 7월 13일 금강산 하류 금성 대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휴전을 앞두고 일주일간 치러진 이 전투에서 패전한 한국은 영토 193㎢를 북한에 넘겨줬다.

국군 발표에 따르면 이 전투로 인한 피해는 전사자 1701명, 부상자 7548명, 국군 포로 혹은 실종자 4136명이다. 영화에서는 중국군이 영웅으로 묘사됐으며, 미군 전투기를 '죽음의 폭격기'로 표현하는 등 중국과 북한의 시각이 반영됐다.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따르면 이 영화는 중국이 북한을 도와 6.25 전쟁에 뛰어든 '항미원조'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중공군의 영웅적인 행위를 담고 있다. 영화 포스터엔 "미군의 무자비한 폭격과 함께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의 대규모 공세가 시작된다"고 소개돼 있다.

영화 수입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영화사와 영등위에 대한 비판 일색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영화를 왜 수입하냐", "중국의 선전용 영화를 우리 학생들에게 보여줘야 하느냐"는 등 지적이 빗발쳤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 영화에 대해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북한에서 극장 개봉할 수 있을까. 중국에선 가능할까"라며 "(이런 영화가 상영되는 것이) 이게 자유로운 사회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자유가 다시 한번 자랑스럽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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