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과자 그냥 들고 나오니 "결제 끝" 문자…국내서도 됩니다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2021.09.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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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코엑스몰 내 이마트24를 방문, 융합보안기술로 구현한 '안심스마트점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체험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1.9.7/뉴스1  (서울=뉴스1)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7일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코엑스몰 내 이마트24를 방문, 융합보안기술로 구현한 '안심스마트점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체험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1.9.7/뉴스1


"결제가 완료됐습니다."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내 이마트24 편의점에서 물건을 들고 나오자 신세계 쓱(SSG) 페이 앱에 안내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 매장은 계산대도 직원도 없다. 전면에 유리문과 키오스크만 덜렁 있어 처음 방문하면 다소 어색한 느낌이다. 매장에 들어가 상품을 집어들고 나오면 결제를 요구하기는 커녕 "안녕히 가세요"라는 음성과 함께 출입문이 열린다. 대신 모바일앱으로 결제 내역서가 날아든다. 매장에서 고른 종이 쇼핑백과 에너지바의 결제정보가 정확히 찍혀있다.

이 곳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추진하는 '완전 스마트매장 보안성 향상 지원사업'의 일환인 실증매장이다.



QR코드만 발급받으면 줄서서 직원이 계산해주길 기다릴 필요 없는 혁신형 무인매장이다. 아마존 등 해외 사업자는 물론 국내에서도 스마트매장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사업은 코로나19 이후 중소 상공인들도 저렴하게 무인매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을 보급하는 목적으로 추진된다. 다양한 보안이슈를 해결하고 소비자 편의를 위한 실증 사업인데, 8일부터 누구나 이 매장을 방문해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코엑스 스타필드에 위치한 이마트24 무인매장에서 결제한 내역. 물건을 들고 나오기만 하면 앱에서 자동결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서울 코엑스 스타필드에 위치한 이마트24 무인매장에서 결제한 내역. 물건을 들고 나오기만 하면 앱에서 자동결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차현아 기자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매장 곳곳에는 인공지능(AI)부터 클라우드, 라이다, 음성챗봇 등 리테일테크 핵심 기술이 집약돼 있다. 주요 기술은 모두 해당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신세계아이앤씨 자체 기술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 무인매장은 특정 회사 사옥내에 설치돼 손님이 많지않은데 반해 이 매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코엑스에 설치된 것이 특징"이라며 "그만큼 다양한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결제수단을 키오스크에서 등록한 뒤 발급받은 QR코드를 인식기에 찍으면 "어서오세요"라는 안내 메시지와 함께 문이 열린다. 쇼핑이 끝나면 물건을 들고 나가기만 하면 앱에서 자동 결제된다. /사진=차현아 기자결제수단을 키오스크에서 등록한 뒤 발급받은 QR코드를 인식기에 찍으면 "어서오세요"라는 안내 메시지와 함께 문이 열린다. 쇼핑이 끝나면 물건을 들고 나가기만 하면 앱에서 자동 결제된다. /사진=차현아 기자
QR코드 발급받고 물건 들고 나가면 "쇼핑 끝"
매장을 방문하면 먼저 키오스크에서 최초 결제수단을 등록하고 QR코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신세계 쓱페이 앱이나 이마트24 앱을 이용하면 발급과정이 한결 편리하다. 쓱페이 앱과 이마트24 앱에는 이동통신사 멤버십을 미리 등록할 수 있어 결제 시 자동으로 할인을 받는다. 발급된 QR코드로 한 번에 최대 네 명까지 동시 입장이 가능하다.

이제부터는 원하는 상품을 찾으면 된다. 총 13.2평 규모의 매장에는 AI 카메라 21대와 라이다(레이저기반 레이다 기술) 카메라 6대가 설치돼있다. 라이다는 고객 행동을 감지하고, AI는 고객이 집은 상품 정보를 인식한다. 인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이 진열된 매대에는 최소 20g까지 잴 수 있는 무게 센서도 설치돼있다. 신세계아이엔씨 관계자는 "상품을 우산이나 가방으로 가리거나, 심지어 매장 밖으로 집어 던져도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장 곳곳에 설치된 AI 카메라와 라이다 카메라. 총 27개의 카메라를 설치해 고객과 물건 정보 인식 정확도를 높였다. /사진=차현아 기자매장 곳곳에 설치된 AI 카메라와 라이다 카메라. 총 27개의 카메라를 설치해 고객과 물건 정보 인식 정확도를 높였다. /사진=차현아 기자
AI가 직원 역할까지..."이상상황 감지 기능도 추가 도입 예정"
매장 한 켠에 설치된 화면에는 직원 역할을 대신하는 AI 챗봇인 스파로스 AI가 있다. "스파로스"라고 부른 뒤 상품 위치나 할인정보를 물으면 답해준다. 스파로스 AI는 매장 관리도 한다. 상품을 집었다가 다른 곳에 뒀더니 스파로스 AI가 "고객님, 물건을 제 자리에 올려놔주세요"라며 안내했다. 지금은 화면 앞에서만 대화할 수 있지만 향후 매장 곳곳에서 스파로스와 대화할 수 있도록 지향형 카메라와 스피커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소상공인 편의를 위한 기능도 있다. AI는 매장 관리자가 매대에 상품을 진열해놓기만 하면 상품정보를 자동 학습한다. 신상품이 나와도 번거로운 등록과정 없이 간편하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등록 가능한 상품 갯수와 종류에는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오는 11월 이 매장에 사람이 쓰러지거나 기물이 파손되는 등 돌발 상황을 자동 인지해 신고하는 보안기능이나 담배 등 성인인증이 필요한 상품판매 기능 등을 도입한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원격 매장관리 시스템과 점포 시스템 보안관리 기능도 추가한다. 손정현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는 "완전 스마트매장의 보안성과 편의성이 향상되고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통해 'K-완전 스마트매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물류와 제조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관련 기술이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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