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얀센은 다음 달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관련 3상임상에 돌입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미반타맙은 얀센이 개발한 이중항암항체인데 유한양행으로부터 도입한 레이저티닙과의 병용 처방으로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의 한계를 겨냥한 것이 이번 임상의 전략인 셈이다. 이 임상은 타그리소의 한계 극복을 위해 1년전 시작한 'MARIPOSA' 임상 3상의 후속 격이기도 하다. 'MARIPOSA-2'인 셈이다.
타그리소는 기존 1, 2세대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3세대 항암제다. 이전 세대 약물에 내성이 생기더라도 쓸 수 있고 첫 진단 시부터 써도 효과적인 치료제로 한 해 글로벌 매출 규모만 5조원 수준이다. 현재까지 이 영역의 왕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타그리소 역시 투여 후 1~2년 이내 내성이 발생하는데 중간엽상피전이인자(MET)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한계가 있다.
이번 임상 시행으로 얀센은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관련 4개의 임상을 동시에 추진하게 됐다. 얀센은 'MARIPOSA-1, 2'외에도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에 다른 항암제 병용요법까지 추가한 'CHRYSALIS' 임상 두 건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얀센의 레이저티닙을 통한 타그리소 공략 의지가 확고하다는 평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당 수천억원 비용이 투입되는 대규모 임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얀센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얀센이니까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잘 알려진 얀센은 세계 1위 제약사 미국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다. 존슨앤드존슨의 지난해 매출은 약 95조6000억원(826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가능한 구조다. 조 울크 존슨앤드존슨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월 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 "아미반타맙은 레이저티닙과 병용요법으로 뛰어난 시너지를 낸다"며 "향후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적극적인 개발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얀센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레이저티닙 관련 개발을 진행할 수록 유한양행이 추후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이를 통해 얻게될 이익이 커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유한양행은 2015년 전임상 직전 단계의 레이저티닙을 당시 이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던 오스코텍·제노스코에서 도입했다. 이후 임상 1/2상을 진행하던 중 2018년 1조4000억원 규모로 얀센에 기술이전했다. 유한양행은 얀센이 레이저티닙을 글로벌 시장에 상용화해 매출을 올리게 되면 일정 비율의 경상기술사용료(로열티)를 별도로 받게 된다. 얀센의 성공이 유한양행의 성공이 되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 유럽종양학회에서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관련 임상 데이터가 발표될 것"이라며 "타그리소와의 경쟁이 어떻게 진행 중인지 단초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