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美 고용쇼크 영향 주목…"성장성 큰 종목 노려야"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9.0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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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주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사했던 연내 테이퍼링이 불확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재확산 등 영향으로 경기 회복 속도가 지연된 영향이다.

미국 고용쇼크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을 두고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코스피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3주 만에 3200선에 진입하는 등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의 집중됐던 8월 미국 고용지표는 쇼크 수준이었다.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23.5만건 늘면서 예상치(72만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올해 1월(23.3만) 이후 7개월 만에 최소였다.

특히 제조업보다 서비스업 부문의 고용 감소가 크게 나타났다.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재확산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지표를 확인한 이후 금리와 금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고 달러 인덱스는 하락했다. 증시는 다소 관망세였다. 나스닥이 0.21% 상승한 반면 S&P500 지수는 0.03% 하락했다.

이번 고용지표 결과가 경기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고 증시에는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지속될 시간을 벌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고용쇼크는 특정 업종과 계절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사태가 진정될 경우 긍정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증시에도 그리 긍정적인 소식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성과 사이클 측면의 경기 회복 가능성에 대한 회의는 확실해 보인다"며 "증시나 심리 지표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부담과 더불어 경기 회복 기대치가 당장 높아지는 상황은 아니라는 인식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매크로 사이클 기대를 잘 투영하는 한국 증시에서 당장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장중 증시가 전반적으로 회복 시도를 보였고, 나스닥이 강한 퍼포먼스를 보였다는 점에서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강한 종목·업종별로 차별적인 접근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상대적으로 나스닥 강세, 달러 약세 현상이 나타난 점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코스피는 2주 연속 2% 반등에 성공했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로 하락한 가운데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선 영향이다.

물론 아직 코스피가 추세적으로 반등에 나섰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경민 팀장은 "낙폭 과대주들이 코스피 반등을 주도했고, 이 과정에서 거래대금 부진이 여전하다"며 "추세 반전 시그널 전까지는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 3170~3180선 지지력 확보를 확인하면서 매매 강도를 조절해 나갈 것을 권한다"고 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을 크게 하회해 연준의 공격적인 테이퍼링 가능성이 완화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며 "중앙은행 총재들이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언급해왔던 호주, 캐나다, ECB(유럽중앙은행) 등이 이번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주 들어 본격적으로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전환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국은행에서 기준 금리를 인상했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내 테이퍼링을 공식화하면서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주부터 대형주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추천했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되고 기계적 수급의 영향력이 약해진 가운데 3분기 실적 전망도 대형주를 위주로 높아지고 있다.

이번주 목요일 선물·옵션 만기일 이후 기계적인 대형주 매도가 일단락되고 하반기 IPO(기업공개)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미뤄진 점도 대형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 대상은 코스피200으로 좁히고 이중 3분기 증익 폭이 2분기보다 큰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 경기 피크아웃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어닝 증가율이 하락하는 종목의 주가 모멘텀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3분기 어닝 모멘텀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현대차 (252,500원 ▲3,000 +1.20%), 현대제철 (31,600원 ▲50 +0.16%), 하이브 (211,000원 ▲1,000 +0.48%), 현대중공업지주 (64,900원 ▲200 +0.31%), DB하이텍 (40,850원 ▲350 +0.86%), KCC (246,000원 0.00%) 등을 꼽았다. 반면 코스피200 지수에 신규 편입된 종목은 공매도가 허용되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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