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신규채용 2년째 '꽁꽁'..대기업 10곳 중 7곳 하반기 안뽑는다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1.09.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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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경제연구원/사진제공=한국경제연구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발 채용시장 악화가 2년째 지속되고 있다. 델타 변이로 인한 4차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기업 10곳 중 7곳이 경영 불확실성을 이유로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최근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총 121개 기업 응답)에 따르면 대기업 67.8%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한 명도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계획 미수립 기업은 54.5%, 아예 뽑지않겠다고 답한 기업도 13.3%에 달했다.



한경연은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 비중이 지난해 동기(74.2%)보다 다소 줄긴 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았던데 따른 기저효과로 보인다"며 "최근의 코로나 4차 대유행의 기세를 감안하면 채용시장의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들 기업은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이유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32.4%) △고용경직성으로 인한 기존 인력 구조조정 어려움(14.7%)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11.8%) 등을 꼽았다. '기타'(32.3%) 의견으로는 '기업 내 수요 부족'(90.9%)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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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응답 기업 중 32.3%는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53.8%, 채용규모가 비슷한 기업은 35.9%,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10.3%로 각각 조사됐다. 한경연은 그나마 고용여력이 있는 일부 기업들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운 기업들은 그 이유로 △회사가 속한 업종 경기 호전 전망(38.1%)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미래 인재 확보(33.4%) △대기업이 신규채용을 늘려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 부응(9.5%) △ESG(환경·사회·지배구조), 4차 산업혁명 등 신산업이나 새로운 직군에 대한 인력수요 증가(9.5%) 등을 꼽았다. 경기 호전을 전망한 업종은 제조·건설, 일반기계·선박, 자동차·부품, 도·소매, 방송 등이다.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로는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24.3%)와 경력직 채용 강화(22.5%), 수시채용 비중 증가(20.3%)가 거론됐다. 올해 대졸 신규채용에서 언택트 채용을 활용했거나 활용을 고려 중인 기업 비중은 71.1%로, 작년(54.2%)에 비해 16.9%p 증가했다. 또 수시채용을 활용한 기업 비중은 63.6%로, 작년(52.5%) 대비 11.1%p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수시채용만 진행한다는 기업이 24.0%였고,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한다는 기업이 39.6%였다.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6.4%에 그쳤다.

한편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노동·산업 분야 등 기업규제 완화(38.8%)가 가장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신산업 성장 동력 육성 지원(25.6%),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4.0%) △정규직·유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5.8%), △진로지도 강화, 취업정보 제공 등 미스매치 해소(5.0%) 등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실물경제 회복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청년 고용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며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 규제 완화, 고용유연성 제고 및 신산업 분야 지원 확대 등으로 기업들의 고용여력을 확충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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