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존재하는 무척추동물 중 가장 똑똑한 것으로 알려진 문어는 개에 버금가는 아이큐를 지닌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에게 먹이를 주는 사육사를 인지하고, 플라스틱 통 뚜껑을 돌려 열고 탈출하기도 한다. 그 지능만큼이나 뛰어난 것은 문어의 맛. 그래서 남아공월드컵 4강에서 스페인을 만난 독일은, 파울이 독일의 패배를 예언하자 "해산물 샐러드에 넣어버리겠다"며 '살해협박'(?)을 하기도 했다.
글 쓰는 생선 '문(文)어'

맛 좋은 문어는 사람만 먹는 게 아니다. 문어는 특이하게도 주변에 먹이가 없을 때 자신의 다리를 뜯어먹는 '자식'(自食)을 한다. 이 때문에 종종 다리가 6~7개 밖에 없는 문어가 잡힌다. 여기서 "문어 제 다리 뜯어먹는 격"이라는 속담이 나왔다. 다행히 문어 다리는 빠르게 재생된다. 문어는 하루에 전체 체중의 3% 가량의 몸집을 더 키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 다리를 뜯어먹는다고 해서 멍청한 생물은 절대로 아니다. 외국 연구에 따르면 문어는 유리병의 뚜껑을 돌려서 딸 수 있으며, 미로 속에 가둬놓아도 스스로 길을 찾아 나온다. 이는 문어가 신경세포를 발달시키는 단백질인 '프로토카데린' 유전자를 일반 포유류보다 2배 가량 많은 168종을 보유한 덕분이다.
찬물 좋아하는 대문어, 따뜻한 물 즐기는 참문어

대문어는 동해에서도 경북 포항 위쪽으로 서식하며 차가운 물을 좋아한다. 보통 20~50㎏ 성장하는데 최대 272㎏ 까지 자란 기록이 있다. 대개 깊은 바다에서 살지만 산란기가 되면 수심 30~50m까지 서식지를 옮겨 굴이나 바위 틈에 알을 낳는다. 대문어의 몸 색이 빨간 편이라 '피문어'로 불리는 것이다.
참문어는 온대성종으로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한다. 대형종인 대문어와 달리 소형종인 참문어는 6㎏ 정도까지 자란다. 명절에 가장 많이 팔리고, 가격도 명절에는 평소보다 2~2.5배까지 올라간다. 문어류는 주로 11~3월 산란기 이전에 살이 가장 많이 오르고 단맛이 강해진다.
잘 잡히진 않지만 발문어(Octopus longispadiceus)도 우리 연안에 서식한다. 참문어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몸에 흰 점이 있는 게 특징이다. 간혹 낙지와 헷갈리는 경우가 있으나 낙지는 얕은 곳에, 발문어는 깊은 곳에 서식한다.
문어 다리가 아니라 '팔'입니다

문어의 머리로 보이는 맨 윗부분은 문어의 주요 내장기관과 먹물주머니 등이 들어있는 몸통이다. 그 아래에 뇌와 눈 등이 담긴 머리가 있다. 철이 주성분인 사람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과 달리 문어 혈액에는 구리로 이뤄진 헤모시아닌이 있다. 이는 산소와 결합할 때 푸른 색으로 변해 문어의 피를 푸르게 만든다.
두개의 긴 촉수를 늘려 먹잇감을 잡는 오징어류와 달리 문어는 팔 전체를 이용해 갑각류, 조개 등 먹이생물을 움켜쥐는 듯 사냥한다. 주로 헤엄을 치는 오징어와 달리 문어는 팔을 이용해 기어다닐 수도 있다. 아울러 사냥의 명수답게 주변 지형과 환경에 맞춰 몸 색깔을 변화시키는 데 능하다.
문어의 팔을 보면 암수를 구분할 수도 있다. 오른쪽 세번째 다리에 '교접완'이라는, 생식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있다. 문어는 이 다리를 이용해 암컷의 몸속에 정자를 주입하고 암컷은 이를 보관했다가 성숙된 알을 배란할 때 수정시킨다. 대문어는 보통 10만~15만개, 참문어는 5만~20만개의 알을 낳는다. 교미를 마친 수컷은 수주 내에 죽는다. 암컷은 산란 이후 아기 문어가 태어날 때까지 알을 품다가 죽는다.
모성애의 화신 문어

김기태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생명을 경시하고 아동을 학대하는 풍조가 있는데 문어의 모성애를 반드시 기억하고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줄어드는 문어 어획량…늘어난 대문어 금지 체장

이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대문어 금지체장을 기존 400g에서 600g으로 상향 조정했다. 참문어는 올해부터 매년 5월 16일~6월 30일까지 금어기를 설정해 산란기 어미를 보호하고 있다.
문어 요리의 기본은 '손질'부터

문어숙회는 문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음식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많이 알려진 문어요리는 문어전, 문어국밥, 버터 문어구이, 문어가라아케, 문어라면 등이 있다. 얇게 썬 문어숙회를 쯔유, 식초, 설탕 레몬즙 등과 섞은 뒤 오이, 양파, 피망, 무순과 버무린 문어초회도 별미다. 문어를 전분과 버무려 튀겨내는 문어탕수육도 미식가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맛있는 문어가 기다리는 '대한민국 수산대전'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GS리테일, 메가마트, 서원유통, 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 쿠팡, 한국우편사업진흥원, 이베이코리아, 수협쇼핑, 위메프, 오아시스, SSG.com, CJ ENM, 더파이러츠, GS홈쇼핑, 롯데온, 인터파크, 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 아이쿱, 두레, 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 삼삼해물, 풍어영어조합법인, 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갑자기 바뀐 날씨에 잠못드는 초가을밤 문어숙회 한 접시를 즐기며 잠자리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감수: 김기태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양식산업과 해양수산연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