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어딨어요?" 물으니 AI가 대답…한국형 '아마존고', 뭐가 다를까?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21.09.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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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이마트24 '완전스마트매장'에서 관계자가 QR코드를 찍고 편의점 매장으로 들어가고 있다./사진= 임찬영 기자3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이마트24 '완전스마트매장'에서 관계자가 QR코드를 찍고 편의점 매장으로 들어가고 있다./사진= 임찬영 기자


상품을 들고나오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스마트한 편의점이 국내에도 등장했다. 편의점에 첨단 IT 기술이 접목돼 있어 어떤 상품을 고르든 AI(인공지능)가 이를 인식해 결제되는 방식으로 미국 아마존이 선보인 '아마존 고(GO)'를 한국형으로 재현해냈다.



3일 오후 1시30분쯤 방문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타필드 이마트24 '완전스마트매장'은 일반적인 편의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맞이하는 것은 직원이 아닌 양쪽에 설치된 스마트 게이트였다.

본격적으로 편의점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우측에 '입구'라고 적힌 게이트에 신용카드 정보가 담긴 QR코드를 스캔해야 했다. 이마트24 혹은 SSG PAY 앱이 있으면 간편하게 QR코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해당 앱이 없더라도 현장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해 QR코드 발급이 즉석에서 가능했다. 한 QR코드로 최대 4명까지 입장이 가능한 것은 장점이었지만 한 명씩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발급받은 QR코드를 입구에 있는 센서에 찍으니 문이 열렸다.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고객을 반겨주는 것은 인공지능(AI) 챗봇 시스템 '스파로스(Spharos)'였다. 스파로스는 '스마트(Smart)+등대(Pharos)'를 합친 용어로 신세계아이앤씨가 개발한 리테일테크 통합 솔루션 브랜드다. 이날 이마트24에서 운영하는 챗봇 이름 역시 스파로스로 불리고 있었다.



'완전스마트매장'에서 스파로스는 상품 위치·결제·포인트 정보 등을 안내해 주는 역할을 맡는다. 고객이 편의점에 들어가 스파로스에게 해당 정보를 질문하면 스파로스가 화면이나 음성을 통해 안내하는 방식이다. 실제 이날 '콜라'의 위치를 스파로스에게 물었더니 화면과 음성을 통해 콜라의 위치가 어딘지 설명해 줬다.

스파로스 챗봇은 '완전스마트매장'에서 처음 선보이는 시스템이다. 이마트24는 기존에도 김포DC점에 자동결제가 가능한 스마트 매장을 선보인 바 있는데, 해당 매장을 한층 발전시킨 자체 기술을 점포에 적용했다. 지금은 입구 쪽에서만 스파로스의 안내를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상품 곳곳에 마이크를 설치해 개별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3D 정보로 사람을 분별하는 '라이다(LiDAR)' 기술을 강화해 효율성은 극대화한 모습이었다.


본격적으로 상품 구매를 위해 선반을 둘러봤는데 특이한 점을 들을 수 있었다. 상품이 위치한 선반 각각에 센서가 설치돼 고객이 어떤 상품을 집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센서만으로는 특정 고객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라이다, AR 카메라를 통해 상품과 고객 정보를 일치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해당 시스템은 고객의 편의성을 높임과 동시에 도난 방지에도 탁월해 보였다. 일반적인 편의점의 경우 도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직원이 직접 목격하거나 CCTV를 통해 도난 현장을 발견해야 했지만 이곳에서는 절도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상품을 집으면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는 이상 나갈 때 결제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이 출구를 통해 편의점을 나가면 해당 고객이 집고 돌려놓지 않은 상품은 모두 결제되기 때문에 도난 우려가 거의 없는 셈이다.

물론 이러한 시스템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다. 상품을 집은 뒤 실수로 제자리에 놓지 않을 경우 상품이 의도치 않게 결제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센서에 따라 구매 상품이 인식되면서 해당 상품이 제자리에 돌아오지 않을 경우 센서가 이를 '구매 제품'으로 오인하기 때문이다. 이마트24도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스파로스를 활용한 안내 음성을 내보내고 있었다. 해당 상황이 발생하면 안내 음성을 통해 상품을 제자리에 놓아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이다.

완전스마트매장을 나오는 모습. 주머니에 상품을 넣은 상태에서도 결제가 되기 때문에 종이봉투 없이도 편하게 상품을 가지고 나올 수 있다./사진= 임찬영 기자완전스마트매장을 나오는 모습. 주머니에 상품을 넣은 상태에서도 결제가 되기 때문에 종이봉투 없이도 편하게 상품을 가지고 나올 수 있다./사진= 임찬영 기자
편의점에서 상품을 개인 주머니, 종이봉투에 넣고 편의점 출구를 통해 나왔는데 상품이 모두 결제돼 있었다. 주머니 속에 넣은 상품조차도 별도로 바코드를 찍을 필요 없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게 색달랐다. 선반에서 상품을 집은 순간부터 기록이 되기 때문에 별도로 바코드가 필요하지 않은 셈이다. 실제 제품을 출구를 통해서가 아니라 공중에 던진 뒤 편의점 바깥으로 내보내더라도 상품이 결제되는 모습이었다. 직원에게 상품을 주고 별도로 결제해야 하는 불편함도 없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편의점 주요 매출 항목인 주류·담배는 아직 무인으로 운영되지 않았다. 담배의 경우 11월 예정된 2차 오픈일에 무인 담배 자판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지만 주류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완전스마트매장'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현장에 있던 이마트24 관계자는 "무인 주류 자판기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도입이 가능하지만 완전스마트매장에 도입할지 여부는 내부적인 논의 단계에 있다"며 "시기상으로 맞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아직 의사 결정이 나지 않은 단계일 뿐이지 향후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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